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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스카우트가 28일 KIA-롯데전이 벌어진 광주구장을 찾았다. 시애틀 스카우트는 KIA 타이거즈 마무리 윤석민(27)을 관찰하기 위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날 5-4로 앞선 9회초 등판했다. 시애틀 스카우트가 갑자기 바빠졌다. 윤석민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대타 박준서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에 높게 들어가며 두들겨 맞았다. 실투였다.
앞선 두 타자 정 훈을 삼진, 대타 장성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대타 강민호를 2루수 뜬공으로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KIA가 5대4로 역전승했다. 윤석민은 시즌 4세이브째를 올렸다. 직구 구속은 140㎞대 후반, 슬라이더는 140㎞대 초반, 커브는 110㎞대 후반을 찍었다. 1안타를 맞았지만 팀 승리를 지켰다. 구위로 타자들을 윽박지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위기 관리능력이 좋았다. 윤석민은 "시애틀 스카우트가 왔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이미 많은 해외 에이전트가 윤석민의 투구를 지켜보고 돌아갔다.
윤석민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신분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선발 보직인 선수에게 시즌 중간에 마무리 보직을 맡으라고 주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은 2009시즌 초반 이후 4년여 만이다. 조범현 현 KT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9년 KIA는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에 구멍이 생겼었다. 당초 마무리로 확정했던 한기주가 시즌 초 8경기에서 3개의 블론세이브를 포함해 2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하면서 유동훈과 외국인 투수 로페즈, 윤석민 등이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다. 당시 코칭스태프의 결론은 윤석민이었다. 신인이던 2005년과 2006년 마무리로 총 26세이브를 기록한 걸 고려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유동훈의 구위가 살아나며 붙박이 마무리를 맡았고, 윤석민은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그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계기가 됐다.
시애틀 스카우트는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도 관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애틀이 오승환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광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