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의 정규리그 선두 판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2연전이 13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맞대결을 벌일 주인공들은 선두 삼성과 2위 LG. 지난 2일부터 3일간 잠실구장에서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고 할 만큼 숨막히는 3연전을 펼쳤던 양팀이 약 10일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때문에 양팀의 경기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10일 기준으로 양팀의 승차는 2경기. 이번 2연전 결과에 따라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은 이번 LG와의 2연전에 대한 구상을 일찌감치 끝마쳤다. 지난 잠실에서의 3연전을 앞두고 LG에 대한 표적 투수 등판을 일찌감치 예고했던 류 감독인데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다.
일단, 선발 로테이션은 큰 틀의 변화 없이 순서대로 가는 형식이다. 한화와의 2연전에 배영수와 카리대를 투입했고 광주에서 이어진 KIA와의 2연전에 밴덴헐크와 윤성환을 등판시켰다. 이렇게 되면 13일 LG와의 첫 경기는 자연스럽게 장원삼이 나서게 된다.
상대적으로 우타라인이 강한 KIA에 두 명의 우완투수를 기용하고, 이병규(9번) 이진영 박용택 등 베테랑 좌타자들이 부담스러운 LG전에 두 좌완투수들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다. 차우찬의 경우 지난 2일 LG전에 선발등판해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6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한 바 있다. 4일 경기에 등판했던 장원삼의 경우 5⅔이닝 6실점(3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아픈 기억이 있어 설욕에 나서게 된다.
LG는 변칙으로 나선다?
반면, LG의 선발 로테이션은 오리무중이다. 복잡한 상황 속에 여러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김기태 감독의 스타일상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게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
LG의 경우 로테이션대로라면 13일 첫 경기에 신정락, 14일 두 번째 경기는 우규민의 차례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만약, LG가 이번 삼성과의 2연전을 승부처라고 생각한다면 팀의 원투펀치인 우규민과 리즈를 모두 투입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은 8일과 9일 잠실 롯데전에 나란히 등판했다. 날짜상으로는 평소처럼 4일 휴식 후 삼성과의 경기에 나란히 다시 한 번 던질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LG가 삼성과의 2연전에 총력전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 없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상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3일간의 휴식 후 한화-KIA 4연전을 치른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계산을 일찌감치 할 수 있었지만 LG는 상황이 달랐다.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을 시작으로 NC-롯데-두산과의 힘겨운 연전이 이어졌다. 하루가 지나 향후 전력구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아직까지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기태 감독의 스타일상 이번 삼성과의 2연전에서 크게 무리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괜히, 삼성을 잡기 위해 필요 이상의 힘을 쏟았다 남은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양상문 MBC 스포츠+ 해설위원도 "LG가 13일 신정락을 내세우며 로테이션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는 로테이션 대로라면 두 잠수함 투수가 연달아 등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부터 두 사람의 등판을 멀찌감치 떨어뜨려놨었다. 연전을 치르는 상대타자들이 언더핸드 공에 눈이 익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 다른 선발들의 부진 등이 겹치며 어느 순간부터 신정락과 우규민의 로테이션이 나란히 붙어벼렸고, 두 사람의 연이은 등판이 한동안 이어졌다. LG로서는 언젠가는 한 번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이번 2연전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신정락이 첫 경기에 나선다면 우규민과 리즈를 하루씩 더 쉬게 해주고 제6의 선발투수가 등판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겠다. 무더운 날씨에 우규민과 리즈에게 하루씩의 휴식을 더 주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삼성전에 오히려 힘을 빼고 나설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