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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위기와 4세이브, 완벽 마무리 변신 엄정욱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9-16 22:03


SK 엄정욱. 스포츠조선DB

SK 엄정욱은 역시 '와일드 씽'이었다.

녹록치 않은 두 차례의 위기상황. 그러나 150㎞의 직구를 거침없이 뿌리며 위기상황을 헤쳐나갔다.

엄정욱은 16일 LG전에서 8회 1사 상황에서 구원등판, 1⅔이닝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4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5-4로 SK의 아슬아슬한 리드. 확실히 흐름은 추격자 LG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SK가 5회초 4득점을 하자, LG는 5회말 곧바로 3점을 쫓아갔고, 7회 다시 SK가 1점을 추가했지만, LG가 또 다시 1점을 따라붙었다.

그리고 8회말 SK는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최근 SK의 새로운 소방수로 낙점받은 엄정욱이 마운드에 올랐다. 볼카운트 2-1 상황에서 엄정욱의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폭투가 됐다.

정상호의 결사적인 블로킹으로 볼이 옆으로 흘렀다. 그러자 LG 2루주자 양영동은 과감히 3루로 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정상호는 재빨리 볼을 잡아 3루에 송구, 양영동을 잡았다.

한숨을 돌린 엄정욱은 제 페이스를 찾았다. 타자 정성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8회를 막았다.

9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대타 이대형에게 좌월 3루타를 허용했다. 동점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엄정욱은 이때부터 배짱투를 선보였다.


조인성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3루 주자 이대형은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다음 타자는 오지환. 엄정욱은 최고시속 150㎞의 직구를 있는 힘껏 뿌렸다. 오지환은 3구째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정상적으로는 엄정욱의 볼을 공략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 그대로 성공하는 듯 했다. 3루 주자 이대형은 그대로 홈으로 파고 들었다. 하지만 1루 선상으로 바짝 붙은 번트타구는 끝내 파울라인을 넘어갔다. 결국 2-2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엄정욱은 또 다시 150㎞의 강속구를 뿌렸다. 오지환의 배트는 헛돌았다.

커다란 위기를 넘긴 엄정욱은 이택근마저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의 빠른 직구가 너무나 위력적인 장면들이었다.

엄정욱은 지난 11일 인천 한화전부터 선발에서 구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습관적으로 오른쪽 엄지에 물집이 잡혔기 때문이다. 후반기 선발로 제 역할을 했던 엄정욱은 30개 이상의 볼을 던질 경우 물집이 잡혔다. 결국 이만수 감독대행과 김상진 투수코치는 엄정욱을 마무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마무리 전환 후 5경기에 나서 5이닝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고 있다. 4세이브를 올렸다. 그는 "확실히 마무리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마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있는 힘껏 볼을 던질 뿐이다"라고 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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