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출산 붐'을 타고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부머(1955~1963년)의 은퇴가 2~3년 전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상가분양의 '빅3'로 꼽히는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 세종시의 신규상가가 갖는 장단점을 점검한다.
선종필 상가레이다뉴스 대표는 "신규 택지지구의 상가를 분양받을 경우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 등으로 성공할 확률은 50%로 미만"이라며 섣부른 투자를 경계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택지개발 지구인 마곡지구는 366만㎡ 규모로 주거시설 20%, 업무용 시설 80%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거보다는 첨단산업 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마곡지구 상가의 최대 강점은 대기업들이 대거 이곳에 둥지를 튼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 중요 기업들의 업무용 시설이 집중되면서 상가도 높은 임대료와 함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가 상가 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G와 이랜드, 코오롱, 롯데 등 33개 대기업과 수십여개 중소기업의 마곡지구 입주가 확정된 상태다.
LG그룹의 16개 계열사가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것을 비롯해 2020년까지 마곡지구의 80% 정도가 완성되며, 2030년에 마곡지구의 완공이 예정돼 있다. 마곡지구가 완공되면 상주인구 16만5000명, 유동인구는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김포공항이 10분 거리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가분양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마곡지구 상가의 3.3㎡당 가격은 1층 기준으로 3000만원 초반부터 5000만원대 중반에 달한다. 신규 택지지구의 상가가 활성화되려면 완공 후 3~4년이 걸리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마곡지구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우후죽순으로 상가분양이 이뤄지면서 상가 과잉공급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기업 입주만 보고 섣불리 상가투자에 나섰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역세권 등 대기업과의 접근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지구의 단점으로는 강남과의 접근성이 꼽히기도 한다. 수도권 상권은 강남을 핵심 축으로 강남과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가 상가 투자가치의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위례신도시는 강남권과 인접한 강남대체 신도시로 677만㎡ 규모에 아파트 4만2000가구가 공급된다. 2017년까지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2020년쯤 입주가 완료될 예정. 위례신도는 지난해 일부 대기업 브랜드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아파트 분양에선 '청약불패'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입주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올해부터 아파트 입주가 본격 시작되면서 상가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9개 사업장, 950여개의 상가 점포가 분양 중이다. 8호선 복정역 인근에 상가 홍보관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다. 분양가는 3.3㎡ 당 3000만원 초반부터 최고 5000만원대까지다.
위례신도시 상가는 무엇보다 강남에 근접해 소비력도 높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상업용지 비율이 1.9%에 불과한 것도 투자 포인트다. 분당의 상업용지 비율 7.6%, 일산의 상업용지 비율 7.6%로 위례신도시 상가는 그만큼 희소성의 매력이 있는 셈이다. 지난해 분양된 일부 상가에는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판교에서처럼 '주거 강세, 상가 약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판교의 경우 3.3㎡당 7000만원대에 분양되었던 상가 가격이 현재는 5000만원대로 떨어졌으며, 일부상가는 아직도 공실로 남아있다. 높은 분양가와 함께 판교주민들이 이웃 분당 상권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판교의 상가 약세를 야기한 원인으로 꼽힌다.
위례신도시 상가도 입지와 분양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베드타운형 신도시인데다, 성남 복정지구와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상권으로 분산될 수 있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선종필 대표는 "신도시는 보통 완공 후 2~3년이 지나면 상가 임대료의 거품이 빠진다. 분양받고자 하는 상가에서 안정적인 임대료가 나올 수 있는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시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세종특별자치시 남부에 분당의 4배 가량인 72.91㎢ 규모의 행정중심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2030년까지 공동주책 20만가구에 인구 50만명의 자족형 신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아파트 4만6000여 세대가 입주하게 되면서 기존 입주상가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현재 세종시에선 7개 상가 1200개 점포가 분양 중에 있다.
세종시 상가의 최대 경쟁력은 정부 부처가 입주해 있어 배후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까지 3단계에 걸쳐 중앙행기관이 세종시로의 이전을 마쳤다. 36개 중앙부처, 14개 국책연구기관이 세종시에 둥지를 튼 것. 이들 기관에서 1만6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행정기관이 들어설 경우 자연스럽게 민원인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유동 인구수도 급증하게 마련이다. 세종시의 아파트는 물론 상가에도 전국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상업용지 비율이 2%로 낮고 여타 신도시와는 다르게 점포겸용택지가 계획돼 있지 않는 것도 세종시 상가의 강점으로 꼽힌다. 세종시 입주초기 2000만원 수준이던 3.3㎡ 의 분양가도 현재는 3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최고 4000만원 후반에 분양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종시의 매장용 건물 투자수익률은 0.9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실제 임대수입은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인프라가 잘 형성돼 있지 않고 자녀교육 등으로 중앙부처의 상당수 공무원이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상가 약세를 일으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종시 오피스텔의 공급과잉과 더불어 최근 임대료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세종시의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리 행정중심 복합도시기이긴 하지만 분양가가 비싸다고 본다. 향후 세종시의 여러 가지 변수들을 면밀히 체크해가며 적절한 상가 분양시점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