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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함, 그 자체다.
공교롭게도 송신영 역시 넥센서 LG로 이적한 케이스. 이번 시즌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지난 7월31일 김성현과 함께 심수창, 박병호와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믿을 만한 마무리투수가 없었던 LG가 고심 끝에 단행한 트레이드였다. 팀의 선발 투수였던 심수창과 거포 유망주 박병호를 포기할 정도로 큰 결심이었다.
LG는 그동안 FA 계약에서 거액을 써왔다. 그것이 내부든, 외부든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LG는 내부 FA 4명과 협상하면서 '시장의 평가에 따른 합리적 금액 제시'라는 기조를 유지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모기업의 유상증자 소식이 들리는 등 구단 내부 기류가 예전같지 않았다. 또한 김기태 감독을 선임하면서 팀 체질개선을 위해 과거와 같은 이미지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선수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 불똥이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택근과 송신영에게 튀면서 'FA 엑소더스'를 경험하고 말았다.
이택근은 넥센으로 이적하면서 4년 50억원에 계약했다. LG와 협상 때도 같은 액수를 요구했지만, LG는 '3+1년'에 27억원 가량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마지막 만남 때 부른 액수도 최대 33억원이었다. 2년간 팀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더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송신영은 한화와 3년간 총액 13억원+알파(계약금 4억원, 연봉 3억원, 옵션 비공개)에 사인했다. 양측은 합의 끝에 플러스 옵션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LG는 송신영에게 2년 7억원 선의 계약을 제시했다. 계약기간은 물론, 금액조차 송신영의 마음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김 감독과 백순길 단장 등은 20일 오후 마무리훈련이 한창인 진주에서 만나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2차 드래프트 지명선수와 외부 FA 영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장 팀의 주전 1루수와 마무리 투수를 잃은 김 감독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안타깝다"라며 "외부 FA 영입에 대해서 말할 단계는 아니다. 깊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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