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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드디어 왕좌가 보인다. V리그 복귀 이후 '무관의 제왕'이었던 김연경이 마침내 우승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하지만 현대건설의 한풀이 의지가 만만치 않다.
정규리그 1위로 기다리고 있던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팀은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현대건설이 26승10패 승점 80점으로 28승8패 79점의 흥국생명보다 승점 1점을 앞서 아슬아슬하게 1위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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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오랜 해외 리그 도전을 마치고 지난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복귀했지만 아직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20~2021시즌에는 팀내 여러 사건들이 겹치면서 정규 리그 2위에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머물렀고, 지난 2022~2023시즌에는 정규 리그 1위를 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충격의 리버스스윕을 당하며 무릎을 꿇은 아픈 기억을 품고 있다.
은퇴를 고민하던 김연경은 결국 지난해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현역 연장을 결정했고,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아직 명확하게 은퇴 의사를 못박거나 확정짓지 않은 상태다. 다만, 그가 "가장 간절하다"고 이야기 했던 흥국생명의 우승 여부가 현역 추가 연장 혹은 은퇴 결정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연경은 여전히 기량이 녹슬지 않은 상태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함께했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를 결국 내보내고, 윌로우 존슨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흥국생명은 윌로우 영입 이후 5라운드 전승을 달리기도 했다. 다만, 윌로우가 정규 리그에서는 경기력 기복이 있고 김연경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윌로우와 또다른 아시아쿼터 외인 선수 레이나 도코쿠가 1,3차전에서 김연경을 받쳐주면서 수월한 승리가 가능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플레이오프 3차전 끝장 승부에도 지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윌로우와 레이나가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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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코로나19 여파로 '우승 아닌 우승'을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2019~2020시즌 코로나19로 V리그가 조기에 종료됐고, 여자부 1위를 기록 중이던 현대건설은 '우승'이 아닌 '최종 1위'로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었다. 2021~2022시즌에도 1위를 달리고 있던 와중에 다시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또 '1위 확정'으로만 시즌을 마쳤었다.
또 바로 직전 2022~2023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중반까지 '무패 페이스'로 압도적 1위를 달리다가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 리베로 김연견의 부상 이후 팀이 추락하면서 어렵게 2위를 확정지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도로공사에 가로막혀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현대건설 역시 우승 축포에 대한 간절함이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흥국생명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하다가 직행 티켓을 따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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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정규리그 1위는 현대건설이 차지했지만, 두팀의 시즌 맞대결 전적에서는 흥국생명이 4승2패로 앞선다. 특히 5,6라운드 대결에서 2번 연속 세트스코어 3대0 셧아웃 완승을 거뒀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다. 5,6라운드 대결 모두 인천 홈이 아닌 현대건설의 홈구장인 수원에서 열린 경기였다는 점도 1차전 관전 포인트다.
다만, 체력적인 면에서는 현대건설이 앞선다. 현대건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챔피언결정전에 맞춰 대비를 해온 상태.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경기를 펼쳐 에너지가 소모된 상태로 결전에 임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