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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삐끼삐끼요? 내년엔 우리 롯데에서 넘어서야죠!"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구단 차원에서 적극적인 러브콜을 날리거나, 계약금을 받고 옮기는 경우도 있다. 매년 겨울 인기 치어리더들의 입단, 이적 여부는 팬들에게 뜨거운 화제가 된다.
목나경이 치어리더 팀장으로 나선지는 3년째. 여전히 최연소 팀장이다. NC 다이노스에서 시작,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를 거쳐 올해부턴 롯데에 몸담고 있다.
데뷔는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6년이다. 고교 시절 댄스부에서 활약하던 그는 NC의 '스쿨어택' 이벤트차 학교를 찾았던 김연정 치어리더(현 한화)의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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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열정과 실력을 두루 인정받으며 치어리더로 자리잡았다. 이후 학업 때문에 팀을 옮겼고, 올해부터 본가와 가까운 롯데에 몸담게 됐다.
은퇴도 고민했다. 대중적인 스타, 인플루언서로 바뀌어가는 역할에 적응하기 어려워서였다.
막강한 팬덤을 지닌 롯데는 새로운 도전이자 응원 자체에 집중할 기회였다. 마산 출신인 그는 롯데의 '찐팬'이기도 하다. 무대에 남기로 한 이유중 하나다.
"주황 봉다리 쓰던 시절에 부모님이랑 사직에 자주 왔어요. '가르시아' 응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강민호 선수랑 사진 찍었던 기억도 나고."
롯데 관계자는 "올해 응원단을 새로 꾸미는 과정에서 목나경 팀장이 필요했다. 인원 구성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라 고맙다"는 속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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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시절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구단에서 반대했다고. 하지만 목나경의 성실함과 열정에 평가는 1년만에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추신수 선수가 고맙다고 선물을 주신 기억이 난다. 나이보다 경력이나 성격이 중요한 것 같다"며 웃었다.
야구 응원만 놓고 보면, 선수 등장곡을 정하는 과정부터 조지훈 응원단장님을 비롯한 응원단과 구단 측이 함께 모여 머리를 싸맨다. 선수들이 원하는 노래가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 특정 부분을 지목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노래가 응원에 부적합한 경우도 적지 않다. 팬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노래를 골라야한다. 올스타전이나 팬스티벌 같은 행사 때는 무대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춤부터 동선, 주요 멘트까지 가르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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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자이언츠 치어리더'로 들어오면 우리 회사 소속이라도 롯데 응원을 안하는 친구를 넣을 수 없어요. '특정 치어리더를 꼭 포함시켜달라' 하는 경우도 있고, 가능하다면 모두가 행복한게 좋죠."
과거 치어리더들은 소속사 차량으로 단체 이동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어리더 개인의 유명세와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장으로 각자 출근한다. 팬서비스가 좋고, 인기있는 치어리더들의 경우 출퇴근 때마다 레드카펫마냥 팬들이 늘어선다.
"치어리더가 관중들에게 휩쓸리거나, 팬들 사이에 혼자 떨어져있어서 위험할 때도 있죠. 롯데는 출퇴근길 통제가 잘돼있어요. 저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해요. 출근 시간 철저하게 지켜야하고, 개인 일정 공개도 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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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은퇴 이후의 미래는 어떨까. 목나경은 "가장 빛날 때 할 수 있는 직업이잖아요. 그건 그때 고민할 일이고, 지금에 충실할래요"라며 웃었다.
올해 야구 응원의 최고 히트작은 단연 KIA의 '삐끼삐끼'다. 올해가 처음은 아니었는데, 이주은 치어리더의 영상이 갑작스럽게 유명세를 타면서 대세가 됐다. '응원하면 롯데'라는 자부심이 있다. 목나경은 "응원 자체가 화제가 되서 반갑다"고 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따라할 순 없잖아요. 새로운 응원의 도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느 무대에서도 '삐끼삐끼'만큼은 안하려고 해요. 자이언츠 치어리더의 자존심입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