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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보기드문 선수다. 이렇게 속공을 잘 때리는 선수가 있을까 싶다(고희진 감독)."
데뷔 때는 김연경 이후 오랜만에 나온 1m90의 아웃사이드히터였다. 자연스럽게 '차세대 김연경'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직전시즌 탱킹방지용으로 드래프트 방식이 바뀔 만큼 초대형 유망주였다. 1순위는 당연히 정호영의 차지였다.
리시브와 수비력 부족으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꾼 뒤론 마치 덩크하듯 압도적인 타점에서 내리꽂는 플레이가 강렬했다. 하지만 2020~2021시즌 개막전에서 뜻하지 않은 큰 부상을 겪었다.
특히 이다현과는 함께 프로에 입문한 드래프트 동기이자 대표팀 동료다. 2순위임에도 온통 정호영에게만 관심이 쏠렸던 드래프트 당시와는 상황이 바뀌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양효진 후계자' 이다현을 향하고 있고, 정호영이 도전하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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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속공 외에 빠른 기동력이 돋보이는 이동공격, 블로킹 등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5개 이상을 잡아낸 경기가 7경기나 된다. 특히 양효진과는 스타일이 달라 상대팀을 고난에 빠뜨렸다.
생애 첫 올스타는 물론 센터 부문 베스트7에도 선정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00년생 이후 출생자로는 처음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린 쾌거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즌이 중단된 걸 가장 아쉬워할 선수다.
특히 정호영과 무엇보다 다른 점은 팀 성적이다. 데뷔 이후 현대건설의 팀 성적은 1-6-1위, 반면 인삼공사는 4-5-4위였다. 좋은 선수일수록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올해 새롭게 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은 고희진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선수 시절 같은 미들블로커로 뛰었고, '무적함대' 삼성화재의 일원으로 8차례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했다.
경기 후 만난 고 감독은 "정호영 개인으로는 잘했다. 정말 좋은 속공이 많이 나왔고, 블로킹도 좋았다. 날 믿고 한번 해보자고 설득한 훈련의 성과가 조금 나왔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사령탑다운 속내도 전했다. 고 감독은 "연결이나 네트터치 등 뼈아픈 범실이 있었다. 화려한 것만 해선 우승팀이 될수 없다. 무엇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삼공사는 올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