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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사표 제출, 후임 사령탑 석진욱 코치 유력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09:00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5)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13일 배구계의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김 감독이 지난 11일 정규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다. 아직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다만 구단 내부 분위기는 감독교체로 흐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3년 여름, OK저축은행 전신 러시앤캐시 초대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는 명장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 불문율을 깼다. 프로감독 데뷔시즌 경험을 쌓은 뒤 경기대 출신 삼총사(이민규 송명근 송희채)에다 세계적인 미들블로커 로버트랜디 시몬(쿠바)을 앞세워 두 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2014~2015시즌, 2015~2016시즌)을 차지했다. 특히 2014~2015시즌에는 '청출어람'이었다. 스승인 신치용 감독이 이끌던 삼성화재를 넘어섰다. 창단한지 고작 2년밖에 되지 않았던 팀이 일으킨 반란의 중심에는 단연 김 감독이 서 있었다. 김 감독은 승리하는 법, 아니 V리그를 우승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우승대가는 달콤했다. 김 감독은 2015~2016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뒤 파격적인 계약금과 4년 장기계약이라는 두둑한 선물을 받았다.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였다.


하지만 환희는 연기와 같았다. 금새 사라졌다. 우승 다음 시즌 바닥을 쳤다. 2016~2017시즌 꼴찌로 추락했다. V리그 남자부에 트라이아웃이 시행돼 외국인 선수 몸값이 확 떨어지면서 '특급 용병' 시몬이 한국을 떠난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시몬을 떠나보낸 김 감독에겐 유독 '용병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명예회복을 바랐던 2017~2018시즌에도 같은 성적표를 받았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구단은 사표를 반려했다. 팀 재건을 위해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며 김 감독을 달랬다. 그러나 올 시즌 전력보강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던 송명근 이민규를 붙잡는데 그쳤다. 그나마 쿠바 출신 요스바니의 활약 덕분에 꾸역꾸역 버텼지만 결국 마지막 희망이었던 준플레이오프 성사가 불발되면서 5위에 그치고 말았다.

계약기간은 1년이 남은 상황. 그러나 김 감독은 구단에 다시 사표를 제출했다. 표면적 이유는 성적부진이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자신이 그렸던 청사진과 달리 크게 개선되지 않는 구단 환경과 극심한 스트레스도 사의를 표명한 결정적 이유로 풀이된다.

김 감독의 후임 사령탑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지도자는 석진욱 OK저축은행 코치(43)다. 석 코치는 지난 6년간 수석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했다. 대부분의 배구 관계자들은 석 코치에 대해 '감독감'이라고 평가한다. 현역시절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 중 한 명이었고 수더분한 성격으로 선수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도 갖추고 있다고 입은 모은다. '스승'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 역시 석 코치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은 아직 시즌이 끝나 휴가에 돌입한 석 코치에게 접촉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 시즌을 위한 선수정리 작업과 FA 관련 업무를 위해선 빠른 감독 선임이 필요하다. 조만간 석 코치 인선에 착수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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