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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가 훨훨 날자 도로공사의 첫 우승이 보인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3-25 17:47



박정아(25)는 올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는 IBK기업은행 전성시대의 주역이었다. 2011년 기업은행의 창단멤버로 입단한 박정아는 두살 위인 입단 동기 김희진(27)과 함께 5번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3번이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정아는 잔류와 이적의 기로에서 도로공사를 택했다.

도로공사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정아는 초반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도로공사의 배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물론 박정아가 가세하며 이바나와 쌍포 체제를 구축한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도로공사가 원한 것은 그 이상이었다.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서는 박정아의 활약이 중요했다.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박정아는 도로공사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23일 1차전에선 정규시즌(35.8%)보다 훨씬 높은 공격성공률(49.0%)을 기록하며 27득점을 올렸다. 특히 승부처인 5세트에선 4개의 공격을 모두 성공시켰다. 도로공사는 1차전 5세트에서 10-14까지 끌려가며 무너지는 듯 했지만, 박정아의 공격을 앞세워 17-15 대 역전극에 성공했다.

2차전 들어 박정아는 한층 더 원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주포 이바나(26점)에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24점을 올렸다. 범실은 1개에 불과했고, 공격성공률은 51.1%에 달했다. 박정아의 활약을 앞세운 도로공사는 2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0-25, 25-16, 25-23, 25-18)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챙겼던 도로공사는 2연승을 달리며 첫 우승에 한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1세트를 내준 도로공사는 2세트 부터 박정아-이바나 쌍포가 폭발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2세트 초반부터 이바나의 공격이 터지며 8-2까지 앞서나간 도로공사는 기업은행을 완벽히 제압하며 25-16으로 2세트를 따냈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이바나 쌍포를 앞세워 6-3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기업은행은 메디와 김희진으로 추격에 나섰다. 팽팽한 흐름이 중후반까지 이어졌다. 19-19에서 이바나와 박정아의 연이은 공격으로 리드를 잡은 도로공사는 배유나가 결정적인 두번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25-23으로 3세트를 따냈다. 도로공사는 4세트마저 거머쥐며 2연승에 성공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경기 뒤 "박정아에게 200점을 주고 싶다"고 엄지를 치겨올렸다. 이어 "정규시즌에서도 기복이 있긴 했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챔프전을 많이 해본 경험이 있어서 코트 안에 들어가면 눈빛부터 다르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시너지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3차전은 IBK기업은행 홈인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여자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따낸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이 이대로 무너질 팀은 아니다. 3차전에서 끝내려고 욕심내기보다는 하던 대로 하겠다. 메디를 잘 막고 서브로 흔들면 우리 블로킹이 좋으니까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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