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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니폼도 없어서 빌려 입었어요."
새로운 시작, 나를 위한 도전
15일 오전 도로공사 숙소에서 만난 박정아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듯 했다. 그는 "도로공사에 합류한지 반나절 밖에 되지 않았어요. 이삿짐도 그대로에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 박정아는 늘 자신의 실력에 물음표를 가졌다. "IBK기업은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었어요. 그런데 팀 성적과 달리 제 발전을 더딘 것 같았어요."
이유는 있었다. 전 소속팀에는 박정아 외에도 김희진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었다. 박정아는 "희진 언니랑 같이 있으면 아무래도 기대게 되더라고요. '이번에는 희진 언니가 해주겠지' 이런 식으로요. 발전이 더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2016년 리우올림픽도 터닝포인트가 됐다. 당시 박정아는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불안한 서브리시브로 크게 흔들렸다. 시간은 흘러 해는 바뀌었지만,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쓰라리기만 하다. 박정아는 "아... (그 때 얘기는) 힘들어요"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은 제 몫을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아직 반 밖에 못하는 것 같아요" 고개를 숙였다.
성장, 그리고 챔피언 별
박정아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이적은 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에요. 생활환경은 물론이고 훈련 스타일도 달라요. 하지만 각오는 돼 있어요. 감독, 코치님들께서 가르쳐주시는 것 열심히 익혀서 더 잘하고 싶어요"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좋은 선수다. 앞으로 잘 적응하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정아는 15일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했다. 아직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그는 "다시 시작이에요. 솔직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러닝하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아요. 하지만 해야죠. 이번 시즌에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해 별을 달고 싶어요"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새 출발에 나선 박정아. 그의 얼굴에는 시작에 대한 기대감이 슬며시 퍼져나갔다. 도로공사 역시 박정아를 위해 숙소 입구에 '웰컴 박정아'라는 환영 문구로 그를 응원했다. 이적과 함께 제2의 프로생활을 시작한 박정아의 도전 2라운드가 이제 막 시작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