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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신임 KOVO 총재, '부전자전' 스포츠 헌신 DNA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4-25 19:49


2010년 2월 대한항공 전무 시절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조원태 신임 KOVO 총재.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한국 프로배구는 기로에 서있다. 비상이냐 안주냐의 양갈래 길. 라이벌 겨울 스포츠인 농구를 뛰어넘는 꾸준한 인기 회복으로 청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프로스포츠의 자생력이란 측면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사실.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혁신적 리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국배구연맹(KOVO) 새 총재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각 프로구단들의 발전적 함의를 이끌어내고, 혁신을 통해 을 가장 효율적인 조직으로 이끌어갈 수장. 젊고 혁신적인 리더십의 소유자가 온다. 이른바 배구계의 '40대 기수론'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42)이 한국배구연맹 6대 총재로 취임한다. 프로배구 남녀 13개 구단 단장들은 25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3기 제7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에서 조원태 사장을 신임 총재로 추대했다.

대한항공이 KOVO 이사회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조원태 사장은 한국 배구 발전을 이끌 젊은 리더로 서게 됐다. 신임 총재의 공식 임기는 현 구자준 총재가 임기를 마치는 오는 7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총 3년이다.

조원태 신임 총재의 스포츠 사랑은 '부전자전'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8)의 아들인 조 신임 총재는 스포츠, 특히 배구에 대한 같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다. 부친 조양호 회장을 꼭 빼닮았다. 조양호 회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체육계의 거목이다. 그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대한탁구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대부분 기업 오너들이 그렇듯 기업활동에 올인하던 조 회장도 초기에는 대외 사교활동에 필요한 골프 정도 외에 타 종목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대한항공 여자 탁구팀을 운영하고 있는 조 회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 현장에서 박진감 넘치는 탁구 경기를 보고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탁구대표 선수들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된 조 회장은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스포츠계에 헌신했다. 특히 2010년에는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평화 대사'에 선임되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과 김연아 스포츠조선
조원태 총재도 이런 아버지의 스포츠 사랑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배구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된 계기가 부친과 흡사하다. 지난 1월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배구단 구단주를 겸임하게 된 조 총재는 바쁜 시간을 쪼개 배구장을 찾았다. 지난 2월 아들 셋과 함께 인천계약체육관을 찾아 임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팬들과 어울려 열띤 응원을 펼쳤다. 2016~2017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조 신임총재가 배구의 묘미에 푹 빠지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올 시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펼친 챔프전은 역대급 명승부로 꼽혔다. 최종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대한항공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눈물을 흘리자 조 총재도 함께 아파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챔프전 5차전을 관전한 조 총재가 선수들의 눈물을 보고 가슴이 아파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조 총재의 경영철학은 '소통'이다. 최근 대한항공 사장으로 취임한 지 이제 막 100일을 넘긴 조 총재는 '소통'을 강조하며 활발한 스킨십 경영을 펼치고 있다. 취임 당시 "대한항공의 대표사원이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소통을 많이 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 '직원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현장에 옮기고 있다. 실제 취임 후 승무원실과 통제센터, 운송현장, 노조사무실 등 현장을 수시로 방문하며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혀왔다.

이처럼 짧은 시간 내 광폭행보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세대적 유연성과 '젊음'의 에너지 덕분이다. 젊은 사고방식은 조 총재의 최대 장점이다. 모 기업처럼 배구판에도 진취적인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임자다. 따라서 조 총재는 구자준 총재가 남긴 남자부 구단 창단 작업 뿐만 아니라 배구판을 키우는 노력을 정열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 총재는 온화한 외모지만 오너다운 강력한 카리스마도 지니고 있다. 그동안 개별 구단의 복잡한 이해관계 등에 막혀 프로배구를 발전을 위한 큰 그림 그리기에 제동이 걸리곤 했던 KOVO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조 총재의 젊고 혁신적인 리더십이란 새 날개를 단 KOVO가 상승기류를 만나 발전적 조직으로 비상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배구 발전의 기로에서 큰 변화가 시작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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