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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엔 가스파리니가 있었다.
지난 한국전력에서 한 번 발목 잡힌 터라 열망과 부담이 배가된 상황. 더욱이 홈 구장에 모인 수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는 부담이 어깨를 짓눌렀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선화재도 사력을 다 할 것이 분명해 어려움이 예상됐다.
고난길은 예상보다 한 층 더 깊었다. '토종 주포' 김학민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선발로 나섰던 김학민은 1세트 동료 곽승석과 충돌하며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박기원 감독은 결국 김학민을 교체 아웃 시켰다.
그러나
대한항공엔 가스파리니가 있었다. 가스파리니는 강력한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를 뒤흔들었고 블로킹 득점까지 올리며 높이에도 힘을 보탰다. 동시에 가공할 맹폭을 가하며 대한항공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백미는 5세트 5-5 상황에서 터져나온 서브 득점. 팽팽히 맞서던 분위기를 단 번에 바꿨다. 강력한 서브가 삼성화재 진영을 때렸다. 흐름을 탄 대한항공은 기세를 이어갔다.
가뜩 리그 후반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만한 상황. 가스파리니는 지치지 않았다. 때리고 또 때렸다. 세트스코어 3대2. 결국 대한항공이 웃었다. 가스파리니는 이날 서브 에이스 7개를 포함 홀로 총 31득점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