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등 감독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
최초 우승 여성 지도자 타이틀에 대해선 "자꾸 여성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나는 원치 않는다. 그냥 똑같은 지도자 선상에 봐주시면 좋겠다. 여자 선수들과 스킨십이 쉽긴 하다. 다른 건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오늘로 짐을 덜어놓게 됐다. 여성 지도자라 하면 내가 더 잘 해야하고 그래야 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렇게 우승을 하면서 그런 부담은 덜 수 있게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이라 받은 설움이 오히려 득이 되는 순간도 있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어떻게 보면 내 후배다. 높은 목표 바르게 가는 방향을 설정해줄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초반부터 기선을 잡았다. 김나희 김수지의 속공이 터졌고, 신연경의 서브도 예리했다. 에이스 러브와 이재영도 득점을 터뜨리며 다채로운 공격 루트로 KGC인삼공사를 공략했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박 감독은 "우리 애들 만난지 3년째다. 훈련을 하고 경기 하다 보면 생각처럼 안 될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가다 보니 어느 정도 간격이 좁혀지면서 결속력이 생겼다"며 "행복하게 생각해야 어려움도 극복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 갔다. 지긴 했지만 중요한 경험이었다. 경기 하면서 부상 이탈도 있었다. 백업 선수들이 잘 채워줬다. 부담스런 경기를 3경기 정도 했는데 짜임새 갖춰지면서 오늘 같은 경기 했다고 본다"면서 "경험 있는 선수들이 잘 이끌어주고 서로 믿고 하는 게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젠 챔피언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박 감독은 "그 동안 6라운드 했으니 상대 준비보단 내실을 다지겠다. 그러면서 상대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최정상에 오른 박 감독. 감회가 새로웠다. 박 감독은 "시즌 초반엔 선수들 부상을 제일 염려했다. 체력을 보강해야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백업 선수들과의 격차 줄이는 것도 노력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경기하다보면 한 팀 만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아쉬움은 있지만 뛰는 선수 경기력이 올라오고 플레이 다양해진 것은 있었다"며 웃었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