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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짧고 담담했다. 그러나 그 속에 그의 오랜 고뇌가 묻어있었다. 그렇게 V리그는 또 한 명의 전설과 작별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부식의 심장은 코트를 놓지 않았다. 그의 가슴엔 대한항공의 엠블럼이 여전했다. 다만 선수가 아닐 뿐이었다. 최부식은 코치직을 택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제의가 있었다. 대한항공도 최부식을 원했다. 최부식은 바로 손을 맞잡았다. 그의 발길은 다시 한 번 대한항공을 향했다.
그렇게 4개월여가 지났다. 계절이 바뀌었다.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도 막이 올랐다. '마에스트로' 박 감독의 조련과 최부식의 조련 아래 대한항공은 창공을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작이 좋았다. 16일 삼성화재와의 리그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그리고 20일. 이날 대한항공은 홈 구장인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맞아 올시즌 홈 개막전을 치렀다. 그러나 단순히 경기만 펼쳐지지 않았다.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최부식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이미 코치로 활동 중이었지만 공식적으로 '선수 최부식'이 코트를 떠나고, '코치 최부식'이 대한항공과 함께 하는 날이었다.
최부식은 "코치로 제 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선수 때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과 함께 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최부식. 그의 배구인생 2막이 올랐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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