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완전체 된 '레알 전북', 최강희 감독의 세 마리 토끼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2-14 18:47


사진제공=전북 현대

최강희 전북 감독(57)은 지난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구단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5년 재계약이었다. 전북은 최 감독과 '비전 2020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의기투합하기로 하고 2020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대우는 국내 사령탑 중 최고 수준이었다. 최 감독은 14일 전북 출정식에서 "5년이라는 제안이 뜻밖이었다. 구단에서 나를 신임하는 것은 알지만 감독에게 5년이라는 계약은 계약 이상의 느낌을 받았다. 계약 조건이 아니더라도 전북과 나와의 관계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어 "'K리그에서 별을 달 수 있을까'라는 시절도 있었다. 돌아보니 가슴에 별을 4개 달고 있다. 분명히 관심도 많아지고 감독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팀이 커지고 좋아질수록 부담보다는 긍정적으로 이끌어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뚜렷한 목표, 경기의 질까지 세 마리 토끼 잡는다

최 감독의 목표는 뚜렷하다. K리그 3연패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다. 전북은 2006년 이후 10년간 ACL 우승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ACL 8강 진출 실패가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 실패가 올 시즌 선수 영입에 많은 자극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K리그 3연패와 ACL 우승에 대해 얘기해줬다"며 당연히 우리 팀 성향상 ACL 우승에 반드시 도전해야 한다. 주변국들의 투자가 많아지고 있다. ACL 우승을 꼭 달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 감독이 달성해야 할 목표는 하나 더 있다. 바로 경기의 질이다. 최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영입이 되면 조직력 부분을 염려한다. 축구는 틀에 박힌 종목이 아니다. 부분적인 조직력보다는 개인적인 능력이 있는 선수가 모이다보면 경기를 하면서 조직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전북이라는 팀이 매년 10명 이상씩 물갈이가 된다. 그런 부분도 긍정적이다. 동계훈련을 하면서 느낌이 왔다. 지난 시즌 경기의 질이 아쉬웠다. 올 시즌에는 더 채워서 지난해보다 강력한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전체 된 '레알 전북', 2011년보다 강해진다

최 감독은 재계약 이전에 또 다른 선물도 받았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었다. 무려 11명이나 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했다. 김보경(27) 김창수(31) 고무열(26) 이종호(24) 임종은(26) 최재수(33) 등이었다. 지난달 UAE 전훈에서 70%의 전력이었다면 2월초 목포에선 완전체로 훈련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이재성을 비롯해 마지막 퍼즐이었던 김신욱(28)과 호주 국가대표 출신 아시아쿼터 파탈루(30)가 가세했다. 최 감독은 폭풍 영입을 만족스러워할까. 최 감독은 "2011년과 함께 선수 영입이 가장 잘 된 시즌이다. 김신욱과 파탈루의 마지막 영입은 팀에 시너지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그 선수들이 오면서 취약점이 완전히 보강이 됐다. 선수 영입은 만족스럽다. 새 얼굴들이 기존 선수들과 조화되고 빨리 문화와 분위기에 적응하는냐가 관건이다. 아직까지 잘해주고 있다. 올 시즌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2016년 전북'은 최 감독이 최고의 전력이라고 자부하던 2011년과 비교하면 어떨까. 최 감독은 "A대표팀 사령탑 복귀 이후 눈에 보이지 않게 팀이 망가져 있었다. 그 동안 성적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에 맞춰 가다 보니 우리 색깔을 내지 못했다. 박진감, 빠른 템포, 공격 축구를 보였어야 했는데 한 골 승부에 급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는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영입됐다. 이들이 조화를 이룬다면 2011년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선해야 할 점은 시간 지연, 백패스, 느린 골킥, 느린 스로인이다.

이동국-김신욱 투톱 공존, 해법은?

최 감독은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다. 특히 최전방에 국내 최고의 공격수라고 평가받는 이동국과 김신욱을 함께 출격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다만 둘의 공존에 대한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최 감독은 2012~2013년 초까지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김신욱 활용에 대해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최 감독은 "절대 A대표팀에서 모습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김신욱이 오기 전부터 훈련 때 롱킥을 하면 파울을 줬다. 빌드업 과정에서 롱킥을 못하게 했다. 김신욱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 쫓기게 되면 선수들이 롱킥을 하게 된다. 3분의2 지역에선 절대 롱킥을 못하게 할 것이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할 것이다. 고무열도 왼쪽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공중전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최 감독은 "7월까지는 빡빡한 일정이다. 올해 5월까지는 120% 능력을 쏟을 수 있다. 그 동안 이동국이 혼자 최전방을 책임지게 되면 체력적인 부분을 비축시켜야 했다. 그러나 팀에는 좋은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동시에 들어가게 되면 공격적으로 엄청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4-4-2, 4-2-3-1, 4-1-4-1, 4-3-3 등 다양한 전술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훨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