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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57)은 지난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구단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5년 재계약이었다. 전북은 최 감독과 '비전 2020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의기투합하기로 하고 2020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대우는 국내 사령탑 중 최고 수준이었다. 최 감독은 14일 전북 출정식에서 "5년이라는 제안이 뜻밖이었다. 구단에서 나를 신임하는 것은 알지만 감독에게 5년이라는 계약은 계약 이상의 느낌을 받았다. 계약 조건이 아니더라도 전북과 나와의 관계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어 "'K리그에서 별을 달 수 있을까'라는 시절도 있었다. 돌아보니 가슴에 별을 4개 달고 있다. 분명히 관심도 많아지고 감독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팀이 커지고 좋아질수록 부담보다는 긍정적으로 이끌어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완전체 된 '레알 전북', 2011년보다 강해진다
최 감독은 재계약 이전에 또 다른 선물도 받았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었다. 무려 11명이나 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했다. 김보경(27) 김창수(31) 고무열(26) 이종호(24) 임종은(26) 최재수(33) 등이었다. 지난달 UAE 전훈에서 70%의 전력이었다면 2월초 목포에선 완전체로 훈련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이재성을 비롯해 마지막 퍼즐이었던 김신욱(28)과 호주 국가대표 출신 아시아쿼터 파탈루(30)가 가세했다. 최 감독은 폭풍 영입을 만족스러워할까. 최 감독은 "2011년과 함께 선수 영입이 가장 잘 된 시즌이다. 김신욱과 파탈루의 마지막 영입은 팀에 시너지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그 선수들이 오면서 취약점이 완전히 보강이 됐다. 선수 영입은 만족스럽다. 새 얼굴들이 기존 선수들과 조화되고 빨리 문화와 분위기에 적응하는냐가 관건이다. 아직까지 잘해주고 있다. 올 시즌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며 웃었다.
이동국-김신욱 투톱 공존, 해법은?
최 감독은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다. 특히 최전방에 국내 최고의 공격수라고 평가받는 이동국과 김신욱을 함께 출격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다만 둘의 공존에 대한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최 감독은 2012~2013년 초까지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김신욱 활용에 대해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최 감독은 "절대 A대표팀에서 모습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김신욱이 오기 전부터 훈련 때 롱킥을 하면 파울을 줬다. 빌드업 과정에서 롱킥을 못하게 했다. 김신욱을 염두에 둔 훈련이었다. 쫓기게 되면 선수들이 롱킥을 하게 된다. 3분의2 지역에선 절대 롱킥을 못하게 할 것이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할 것이다. 고무열도 왼쪽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공중전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최 감독은 "7월까지는 빡빡한 일정이다. 올해 5월까지는 120% 능력을 쏟을 수 있다. 그 동안 이동국이 혼자 최전방을 책임지게 되면 체력적인 부분을 비축시켜야 했다. 그러나 팀에는 좋은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동시에 들어가게 되면 공격적으로 엄청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4-4-2, 4-2-3-1, 4-1-4-1, 4-3-3 등 다양한 전술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훨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