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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9월MVP]배드민턴 여자단식 성지현 '올림픽 희망 밝힌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10-21 06:01


성지현(오른쪽)이 2015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뒤 활짝 웃었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에서 한국의 유일한 소득은 여자단식 성지현(24·MG새마을금고)이었다.

기대했던 세계랭킹 1위 유연성(수원시청)-이용대(삼성전기)는 부실판정의 희생양으로 동메달에 머물렀고, 성지현은 생애 처음으로 메달권(동메달)에 성공했다.

기대 이하의 소득을 거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단식 간판 주자인 성지현의 약진은 적잖은 위안이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금메달) 이후 20년 만에 메달 기대를 높이는 것이라 더욱 그랬다.

성지현이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말 못할 고충이 있었다. 한때 선수생활을 포기하려고 했었단다. 배드민턴대표팀의 심리트레이닝을 맡고 있는 정성현 안동대 교수의 증언이다.

"성지현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큰 슬럼프를 겪었다. 큰 국제대회에 나가면 번번이 준결승-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니 '나는 항상 2인자인가? 이럴 바에 차라리…'라는 생각에 자신 스스로 억압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지현은 그동안 선수로서 최적의 하드웨어에 비해 자신감을 빨리 잃는 등 마인드 기복이 심한 게 단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키 1m75의 신체조건과 유명 국가대표 출신 부모(아버지 성한국 전 대표팀 감독, 어머니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비하면 옥에 티였다.

이에 정 교수는 뇌파 자극을 이용한 과학적인 심리 트레이닝 기법을 이용해 코트에서 혼자 싸워야 하는 성지현 스스로 불안감을 떨쳐내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주입했다.


결국 성지현은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난 뒤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뛰었고, 동메달이지만 후회없다. 내가 이렇게 죽도록 경기에 임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정 교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첫 메달로 상승세의 서막은 알린 성지현은 9월 한국에서 열린 2015 빅터 코리아 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 활짝 웃었다.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1년간 빼앗겼던 여자단식 타이틀을 되찾은 것이다. 성지현이 슈퍼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생애 두 번째인데 이 모두 코리아오픈에서 일궈냈다.

코리아오픈의 여자단식 결승 상대는 중국의 왕이한. 그는 세계랭킹 7위로 성지현(당시 세계 8위, 현재 세계 3위)보다 한 단계밖에 높지 않지만 2014년 코리아오픈에서 성지현이 동메달로 주춤할 때 정상에 오른 강호였다. 게다가 성지현은 왕이한과 역대 맞대결에서 1승10패로 절대적 열세였다.

하지만 성지현은 1세트를 21-14로 여유있게 잡고 2세트에 17-21로 잡히면서 궁지에 몰렸다가도 마지막 3세트에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21-18 신승을 이끌어냈다.

"예전같으면 부담이 큰 경기에서 스스로 기가 죽어서 보는 이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을텐데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보여준 게 더 큰 수확이었다"는 게 이득춘 대표팀 감독의 칭찬이다.

태극마크 포기의 유혹을 성공적으로 떨쳐낸 성지현은 이제 내년 브라질에서의 승전보를 향해 다시 달려나가는 중이다.

성지현은 "앞으로 모든 경기가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뛰겠다. 그래야 정작 올림픽 무대에 서면 마음 편하게 컨트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리아오픈 우승이 또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스포츠조선은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희망' 성지현을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9월 MVP로 선정했다.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수여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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