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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톱' 한선수 화려한 컴백, 그는 행복한 요리사였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0-12 07:26



'꽃미남 세터' 한선수(30·대한항공)는 2013년 5월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뒤 연봉 잭팟을 터뜨렸다. 남자 프로배구 역대 최고 연봉인 5억원을 찍었다. 종전 최고 연봉자 김요한(당시 LIG손해보험·3억500만원)보다 약 2억원이 많았다. '파격 대우'였다. 그 해 11월 군입대해야 했던 전력 외 선수와 연봉 5억원을 주면서까지 계약한다는 것은 대한항공의 입장에서도 한국배구 최고로 평가받는 세터를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한선수는 11월 2일 삼성화재와의 2013~2014시즌 V리그 개막전을 끝으로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했다.

한선수의 주가는 군생활 시절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의기투합, 한선수의 대표팀 합류를 국방부에 요청하면서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남자배구의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한선수는 군 생활 기간 배구인생에서 가장 큰 수술도 했다. 지난해 11월 말 오른어깨 인대 접합과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 재활과 훈련을 병행해온 한선수는 8월 제대한 뒤 본격적으로 대한항공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11일 기다리던 V리그 코트에 돌아왔다. 무대는 한국전력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 홈 개막전이었다.

이날 한선수는 지난 2년간 대한항공이 겪었던 문제점을 완벽에 가깝게 보완했다. 3세트를 모두 소화하면서 안정적인 토스워크를 구사했다. 어려운 이단토스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넘어지면서도 공격수의 입맛에 맞는 토스를 배달했다. 상대 센터 블로킹을 속이는 토스는 한선수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줬다. 역시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에서도 힘을 보탠 한선수의 맹활약 속에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대0(26-24, 25-21, 25-21)으로 셧아웃시켰다.

한선수는 "첫 경기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잘 풀어줘서 첫 단추를 잘 뀄다"며 웃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도 한선수의 경기 운영에 대해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선수가 흔들릴 것 같았는데 잘했다. 본인이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쿠바 출신 외국인 공격수 마이클 산체스의 타점과 스피드를 살려준 한선수는 "훈련과 경기의 호흡을 다르다. 시즌이 시작됐으니 다시 맞춰나가야 한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선수는 행복한 요리사다. 대한항공에는 산체스를 비롯해 레프트 김학민 곽승석 정지석 신영수, 센터 전진용 등 좋은 공격수, 즉 많은 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 한선수는 "누구 한 명이 에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트 안에선 모두가 에이스다. 우리는 외국인 공격수에게 의존하는 배구보다 다 같이 하는 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먹튀'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강한 책임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연봉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팀에 대한 책임감이다. 팀을 위해 헌신을 하면 거기에 대한 보답은 팀에서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몸 상태는 아직 70%다. 그는 "어깨 수술을 하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서브도 한 번에 갑자기 힘을 쓰면 무리가 올 수 있어 조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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