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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우리카드 세터 송병일 돌연 은퇴, 김상우 감독 "기다리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06:36


송병일(오른쪽).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우리카드의 장신 센터 송병일(32·1m96)이 돌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13일 배구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송병일은 지난달 26일 우리카드 선수단이 휴가에서 복귀한 뒤 김상우 신임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배구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 배구 이외의 다른 일을 하겠다는 것이 송병일의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송병일의 은퇴를 만류했다. "충분히 돌아올 시간을 주겠다. 타팀 이적을 원할 경우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다"라며 마지막까지 송병일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했다.

송병일은 현재 팀을 떠난 상태다. 지난달 27일 선수단이 경남 하동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때 숙소에서 짐을 싸고 나왔다. 부상도 은퇴를 결심한 계기가 된 듯하다. 송병일은 고질적인 허리와 발목 부상을 안고 있었다. 또 점점 회복되지 않은 체력때문에 힘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병일은 6월 30일까지 우리카드와 재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미계약 선수로 공시돼 1년간 V리그를 뛸 수 없게 된다. 선수 권리는 여전히 우리카드가 가지고 있다. 은퇴 선수로 공시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변한다. 그러나 이적을 하게 될 경우 일부러 은퇴했다는 의심을 사기 때문에 도의적으로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송병일은 자질에 비해 운이 너무 없었다. 대전 유성초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그는 키가 작아 세터를 맡았다. 그러나 대전 중앙고를 졸업할 무렵 1m96로 자라 국내 최장신 세터가 됐다. 한양대에 스카우트된 송병일은 2년간 벤치 신세였다. 2년 선배 손장훈 때문이었다. 프로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2005년 프로 원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했지만, 5년간 단 한 번도 스타팅 세터로 나서지 못했다. 국가대표 세터 권영민의 그늘에 가렸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때마침 세터 최태웅(현 현대캐피탈 감독)이 라이트 박철우의 FA 이적 보상선수로 2010년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틀자 송병일은 우리캐피탈로 트레이드됐다. 2010~2011시즌은 송병일에게 사실상 뒤늦은 V리그 데뷔전이나 다름없었다.

2012~2013시즌 해체의 기로에 선 배구단의 주장을 맡아 선수들을 이끌기도 했던 송병일의 입지는 이후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세터 김광국이 주전 자리를 차고 올랐다. 결국 송병일은 배구계에서 꽃피우지 못한 '불운의 세터'로 남게 됐다.

김 감독은 향후 세터 운영에 난항을 겪게 됐다. 송병일도 없는 마당에 주전 세터 김광국마저 잃게 생겼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로 풀린 김광국과 구단의 FA 1차 협상이 결렬됐다. 김광국의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남은 세터는 2013~2014시즌 프로에 데뷔한 오병관과 2014~2015시즌 수련선수인 황중호 뿐이다. 김광국이 타팀과의 FA 2차 협상도 결렬돼 반드시 돌아와줘야 하는 상황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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