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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상처받은 현대캐피탈, 팀 분위기 다잡는게 급선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01 16:27



상처가 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9일 한국전력과 2대1 임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터 권영민과 레프트 박주형을 보내고, 수비형 레프트 서재덕을 데려오는데 합의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승인도 얻었다. 공시 전에 KOVO에 두 차례나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당시 '문제없다'는 답변을 얻었다. 그러나 30일 트레이드가 유보됐다. 타 구단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연맹 규정 12조(국내 임대선수 등록)에는 '국내 구단간 선수 임대 및 원소속 구단 복귀는 정규리그 기간에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다급하게 내부 논의와 법률 고문의 유권해석을 거친 KOVO는 말을 바꾸었다. '임대 트레이드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었다. 양팀은 31일 트레이드 철회를 선언했다.

연맹의 미숙한 행정에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은 임대 트레이드 대상 선수들이었다. 트레이드 대상으로 뽑혔다는 얘기는 잉여 자원이라는 의미가 크다. 임대된 팀에서 기량을 발전시켜 원소속팀으로 복귀할 경우 환영받게 되지만, 트레이드까지 발표된 상황에서 임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선수들이 받을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 감독과 선수의 신뢰 관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을미년 첫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이 상처를 치유한다고 해도 쉽게 되겠냐"고 반문했다.

'임대 트레이드' 논란의 여파는 무시할 수 없었다. 이날 김 감독은 박주형과 권영민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박주형은 1세트 23-23에 임동규 대신 투입한 뒤 계속 중용됐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6득점에 그쳤지만, 공격 성공률이 무려 75%에 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권영민을 활용하지 못했다. '코트의 지휘관'인 세터는 심리적인 면이 경기력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감독이 아무리 대화를 통해 권영민의 닫힌 마음을 풀었다 하더라도 트레이드 불발은 베테랑 세터를 기용하지 못한 아픔으로 이어졌다. 신인 세터 이승원이 흔들릴 때 필요했던 베테랑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분위기 반전을 이루기 위해선 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급선무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0대3으로 패했다. 뒷심 부족이 눈에 띄었다. 1세트에서도 세트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듀스를 허용한 뒤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선 3~4점차로 앞서다 19점에서 막혔다. 결국 대한항공에 리드를 빼앗긴 현대캐피탈은 씁쓸한 패배를 맛봐야 했다. 현대캐피탈은 8승11패(승점 27)로 5위를 유지했다. 반면, 2연승을 내달린 대한항공은 승점 34(11승8패)를 기록, 2위 OK저축은행과의 승점차를 1점으로 좁혔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일)


남자부

대한항공(11승8패) 3-0 현대캐피탈(8승1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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