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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얘들아, 동메달 따고 오리백숙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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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샨 샤오나(세계 40위), 완 위안(세계 96위), 아네트 카우푸만(세계 100위)으로 구성됐다. 톱랭커 니나 미테람(17위)과 베테랑 수비수 한잉(세계 36위)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뉴페이스들이 등장했다. 샨 샤오나를 제외하고는 낯선 멤버들이다.
서효원은 "최근 전적이 압도적인 건 아니지만 우리가 이긴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첫 복식이 진짜 중요한데 유빈-지희가 1번에서 이길 거다. 주장인 은혜가 올림픽 첫 출전이지만 부담감을 잘 이겨냈고 4강전 쑨잉샤와 할 때 비록 졌지만 백핸드 코스가 나쁘지 않았다"고 봤다. "동메달 결정전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게 관건이다. 단식에서 은혜가 이기면 3대0으로 승리도 가능하다고 본다. 끝까지 간다고 해도 3대2로 이길 것이다. 우리 애들을 믿는다"며 힘을 실었다. "왼손 카오푸만이 복병이다. 정보가 많지 않다. 같이 해설을 하고 있는 정영식 코치도 처음 나오는 선수가 사고 친다고 하더라. 결국 카우푸만이 사고를 치느냐, 은혜가 사고를 치느냐인데 우리 은혜가 해낼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이 오고 있다. 마지막 경기도 좋은 기운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2016년 리우, 2021년 도쿄,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맏언니'로 여자대표팀을 이끌어온 서효원은 여자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다. 지난 10년 후배들과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고, 6월까지 후배들과 치열한 파리행 경쟁을 펼쳤던 서효원은 "해설을 하면서도 벤치에서 같이 일어나 응원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가끔 응원하느라 해설을 놓칠 때도 있는데 정영식 위원과 김진웅 캐스터님이 잘 잡아주셔서 응원과 해설 둘다 즐겁게 하고 있다"며 했다. "(국내 올림픽 선발기준)세계랭킹 30위안에 들어가기 위해 함께 전세계 대회를 함께 다녔다. 은혜와 경쟁하면서도 서로 많이 의지했다. 누가 됐든 30위 안에 꼭 들어가자고 했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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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후배들은 파리서도 통화, 문자를 통해 수시로 '영원한 주장' 서효원과 마음을 나누며 의지하고 있다. 전지희는 경기가 끝나면 "언니 자요?" 문자를 건넨다. 짧은 통화로 지친 마음을 내려놓는다. 자기 탁구에만 급급했던 여자대표팀 분위기가 달라진 데는 '따뜻한 리더' 서효원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한 아파트에서 동고동락하며 여자대표팀의 팀워크는 더욱 끈끈해졌다. 당시 주장 서효원은 신유빈과 전지희에게 독방을 내주고, 양하은과 이은혜가 한방을 쓰도록 했다. 정작 자신은 거실 침대를 자청했다. "에이스가 잘해야 단체전을 잘할 수 있으니까, 우리 스스로 그렇게 결정했다. 지희도 유빈이도 혼자서만 잘해선 절대 안된다는 것, 여자탁구의 투혼과 단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서로를 위한 배려와 헌신을 다함께 배운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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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탁구에 12년 만의 4강, 16년 만의 동메달은 어떤 의미일까. 서효원은 "(김)경아언니(대한항공 코치)가 2012년 런던 4위를 기록한 후 나, 지희, 하은이가 함께 버텨왔다. 유빈이가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팀이 강해졌다. 복식은 세계 최강이다. 반면 현재 중국,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자팀들이 하향이다. 우리가 3번 시드를 받았고,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 빼고는 어느 팀을 만나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전력이다. 독일전은 우리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모든 것이 그 힘든 과정의 결과였다.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실패를 했지만 모두가 과정이었다. 비록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지만 늘 '이 세대'의 우리 모두가 함께 뛰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다함께 견뎌낸 결과이고, 모두가 최선을 다한 이 과정의 결과가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효원은 신유빈뿐 아니라 귀화선수들의 좋은 선배이자 친구다. "지희, 은혜와 추억이 많다. 귀화선수 둘과 한국 책을 함께 읽는다. 은혜가 슬럼프로 힘들 때 행복에 대한 책을 읽어줬던 기억도 난다"며 웃었다. "지희와는 주말에 오리백숙 같은 보양식을 먹고 스포츠 마사지를 받으러 다녔다. 정말 탁구밖에 모르는 친구다. 주말에 집에 놀러와서도 탁구 영상만 보더라. 오죽하면 강아지 이름도 '탁구'"라며 웃었다.
파리올림픽 한국 여자탁구의 숙원,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향한 응원 한마디를 전했다. "얘들아, 동메달 따고 오리백숙 먹으러 가자! 지희야 '탁구(강아지)'를 생각해!"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