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남자 100㎏ 이상급의 희망' 김민종(양평군청)은 지난 5월 제대로 '사고'를 쳤다.
김민종은 이번 파리올림픽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김민종은 '유도 천재'였다. 어린시절부터 체격이 남달랐던 김민종은 초등학교 4학년때 부모님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넘치는 에너지를 유도장에서 쏟으라는 뜻이었다. 놀면서 시작한 유도는 그의 인생이 됐다. 재능은 특별했다. 1년만에 전국대회에 나선 김민종은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우승을 싹쓸이 했다. 보성고 3학년 때인 2018년에는 태극마크도 달았다.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파란을 일으킨 김민종은 이 체급서 오랜 기간 1인자로 군림하던 '대선배' 김성민을 꺾고 도쿄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훈련장이 모두 문을 닫자 아버지를 도와 돼지고기를 나르는 일로 훈련을 대신하기도 했다. 김민종의 부모님은 마장동에서 대를 이어 정육점을 운영한다. 힘겹게 출전한 첫 올림픽은 아픔이었다. 16강에서 2016년 리우 대회 은메달리스트 하라사와 히사요시를 만나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 경기 후 분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도 했다.
김민종은 파리로 떠나며 "하늘이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고 고된 훈련을 버텼다"며 "이제 하늘이 제게 뭔가를 선물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만족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버티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대진도 나쁘지 않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하는 김민종은 8강까지 수월한 상대를 만난다. 승부처는 4강부터다. 4강에서 사이토 다쓰루(일본)를 만날 전망이다. '일본 최중량급 신성' 사이토는 1984년 LA, 1988년 서울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이다. 사이토를 넘으면 결승에서 올림픽 개인전 3번째 금메달에 도전하는 '프랑스 영웅' 테디 리네르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리네르는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다인 11차례 우승을 거둔 역사상 최고의 최중량급 선수로 꼽힌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만큼, 동기부여도 남달라 대단히 까다로운 상대다.
'마장동 정육점 둘째 아들'이 세계선수권에 이어 또 한번 사고를 칠지, 김민종은 8월2일 메달 사냥에 나선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