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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림' 통합 스포츠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커넥트'를 맛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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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우신고 교장은 소통의 홍수 속 소통 단절의 시대, 진정한 소통을 위한 '서울림'의 의미와 가치를 적극 지지했다. "4차 산업시대의 화두는 AI 정보통신으로 대표되는 초연결사회다. 사람간은 물론 사물간의 연결과 결합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은 소통에 목말라하고 있다"고 했다. "소통이 현상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실은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다 보니 모든 영역에 효율을 우선하게 되고 본질적 소통보다는 효율적 소통으로 나가다 보니 소통의 홍수 속에 단절을 호소하게 된다"고 짚었다.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은 우리 학교의 건학이념은 '신의경애'다. 신의(信義)는 믿음과 정직의 마음이다. 자연과 사람에 대한 진정한 마음은 대상을 소유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지 않는다. 사람을 선입견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체로서 용납하고 인정한다. 경애(敬愛)는 사랑과 존중의 마음이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며 긍휼함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먼저 다가가게 한다. 신의경애 정신은 이 시대 사람살이의 기본 덕목으로 통합의 정신을 담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스포츠활동으로 함께 몸과 마음을 나누며 진정한 통합을 나눴으면 한다"고 바랐다. "우리학교는 이미 교내 어울림한마당을 통해 축제와 화합과 나눔을 경험한 바 있다. 승자독식이 일반화된 세상 속에서 학교가 단순히 경쟁의 학습장이 아닌 상생과 협동의 마당이 됐으면 한다. 서울림 통합스포츠활동을 통해 운동능력과 무관하게 친구들과 몸을 엮는 활동으로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커넥트를 맛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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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고는 이번 대회 '농구(골밑슛 릴레이), 줄넘기' 두 종목을 신청, 장애학생 4명, 비장애학생 4명으로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을 결성했다. '용인대 특수체육학과' 출신 곽현철 특수교사와 '10년차 체육교사' 김주영 교사가 의기투합했다. 곽 교사는 "대학교 때 통합체육을 많이 경험했는데 학교에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 특히 장애아이들의 신체, 움직임 활동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도 학교에 있다 올해 서울 우신고에 처음 왔는데 '서울림운동회'가 있더라"고 반색했다. "서울시교육청 공문을 받고나서 체육선생님께 이야기했는데 선뜻 함께하자고 하셨다. 각반에서 장애친구들과 함께하는 장애 도우미 친구들이 적극 참여하겠다고 해서 팀을 꾸렸다"면서 "오늘 교구를 받으니 실감이 난다. 학부모님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아이들의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좋은 교육이 될 것같다"며 기대를 전했다. 김주영 교사는 "체육교사 10년차에 특수학생들과 함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아내가 특수교사라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제게도 배움이 될 것같아 신청하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교구 키트 전달식 직후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 1차시가 바로 시작됐다. 우신고 야구부장이자 농구, 배구 스포츠클럽 지도교사인 김주영 체육교사의 전문적 지도에 따라 아이들이 몸을 푼 후 드리블과 슈팅을 이어갔다. 첫 수업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제법 숙달된 몸짓, 준비된 '서울리머'였다. 이어진 단체줄넘기, 처음에 하나도 잘 넘지 못하던 아이들의 발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맞아들었다.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폴짝폴짝 9번을 뛰어오른 아이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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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고 1학년 같은 반인 (주)효음이와 (김)선웅이는 "처음 발을 맞췄는데 할 때마다 계속 실력이 느니까 너무 신기하다"며 웃었다. 선웅이는 "같이 하는 줄넘기와 혼자 하는 줄넘기가 매우 다르다"면서 "같이 하니까 진짜 재밌다"고 했다. 효음이가 "나도 똑같다. 혼자할 때는 외로운데 같이 하니 재밌다"고 화답했다. 친구 때문에 발이 줄에 걸려도 괜찮냐는 우문에 효음이가 "괜찮아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라고 하자 선웅이가 "체력을 더 키워야 돼요"라고 화답했다. 요리사가 꿈이라는 선웅이는 최근 특수반 친구들과 함께 남양주 코웨이 휠체어농구단에 체험학습을 다녀왔다고 자랑했다. '대한축구협회 행정가'가 꿈이라는 효음이는 "국어 수업 때도 선웅이와 멘토, 멘티로 함께 하고 있다. 우린 똑같은 친구니까, 함께 공부하고 함께 운동하고 서로 배우면서 잘 어울리고 있다"고 했다.
기대 이상을 보여준 아이들의 첫 수업, 선생님들도 사기충천했다. 곽현철 특수교사는 "첫 출전이지만 우승에 한번 도전해보겠다. 오늘 아이들을 보니 충분히 할 수 있을 것같다"며 눈을 빛냈다. 김주영 체육교사는 서울리머 아이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3학년 담임인데 매일 아침 아이들과 '오늘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겸손하게 배우는 하루가 되자. 감정손, 화이팅!'을 외친다. 서울림운동회를 통해 교사도, 아이들도 함께하는 삶을 겸손하게 배우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서로에게 배우면서 멋진 서울림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