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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차세대 간판스타로 떠오른 김길리(성남시청)가 월드컵 '크리스탈 글로브'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했다.
김길리는 마지막 바퀴까지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도사렸다. 김길리는 3위를 유지하다가 앞선 두 선수의 인코스를 단번에 파고들어 추월했다.
김길리는 2023~24시즌 6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7개(1000m 3개·1500m 4개)를 기록해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차지했다. 개인적으로 염원했던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섰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이루어낸 결과라 더 뜻깊었다. 김길리는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보러 왔다. 축하한다고 자랑스럽다고 메시지가 왔다. 먼 길까지 와서 너무 고맙고 이렇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갈 수 있어서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과 할머니께 감사하고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소속팀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추월 순간에 대해서는 "3위여도 골인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뒤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데스멋 선수가 들어갈 때부터 안을 찌르려고 코스를 바꿔서 그 기회를 엿봤다. 앞 선수도 1등 하려고 레이스를 하다 보니까 치고 박고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아서 아마 예상을 못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큰 꿈은 역시 올림픽이다. 김길리는 "제일 큰 목표는 올림픽을 나가는 게 제일 목표여서 그걸 달성하기 위해 좀 더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남자 1500m 결승에선 우리 대표팀끼리 충돌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레이스 막판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서울시청)을 황대헌(강원도청)이 인코스로 추월하려다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박지원이 뒤로 밀렸다.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오며 포효했지만, '직선주로 끝에서 뒤늦은 추월'로 페널티를 받았고 박지원은 6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금메달은 2위로 들어온 쑨 룽(중국)이 차지했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도 박지원과 충돌해 실격 처분을 받은 적 있다. 아쉬움 속에서 박지원은 17일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주 종목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해 대회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