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주간 한국은 그야말로 '정 현 신드롬'으로 들썩였다.
그리고 또 다른 기폭제도 있었다. 16강 상대가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였다. 정 현의 우상과의 만남에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결과는 정 현의 완승. 빠른 발과 조코비치의 백핸드 스트로크를 공략하면서 만들어낸 전략의 승리였다. 정 현이 걷는 길이 곧 한국 남자 테니스의 역사였다. 한국인 최초로 그랜드슬램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무섭게 성장한 정 현의 기량에 팬들도 놀랐다. 정 현은 약점인 포핸드 스트로크를 보완했고 서브 구속도 늘렸다. 게다가 리턴 능력까지 좋아진 정 현은 유리한 경기운영으로 세계 톱 랭커들을 제압하며 기적을 일궈냈다.
|
정 현은 또 다른 매력도 발산했다. 바로 온코트 인터뷰였다. 당당하게 영어로 인터뷰한 정 현은 위트가 넘쳤다. 재치있는 답변으로 로드 레이버 아레나를 가득 메운 관중들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게다가 인터뷰 말미에 한국 팬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요일에 보자", "금요일에 보자"라며 한국어로 한 말들은 한국인의 자긍심까지 고취시켰다.
|
|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피겨여왕' 김연아와 '마린보이' 박태환급의 인기몰이 중이었다. 테니스는 한국에서 동호인은 많지만 축구와 야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인기종목이었고 열악한 환경과 인프라 속에서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을 하나, 둘씩 쓰러뜨리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팬들이 열광했다.
|
기적의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정 현 신드롬'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