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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을 책임지고 있는 서이라(26·화성시청)의 성격은 대범하다. 큰 장점이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크게 받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평창올림픽이 31일(9일 기준)밖에 남지 않았고,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인데도 "긴장은 안되고 설렘이 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서이라의 또 다른 강점은 '강철 멘탈'이다. 그는 "정신력이 강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소위 '간덩이가 부었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래도 고무적인 점은 3차 대회부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500m와 5000m 계주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1500m에서 4위에 랭크됐다. 이어 한국에서 펼쳐진 4차 대회에선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서이라는 "지구력은 괜찮은 것 같은데 스피드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자평했다.
서이라가 금메달을 바라보는 종목은 1000m다. 111.12m의 트랙을 9바퀴 돌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 서이라는 "개인 종목(500m, 1000m, 1500m)에서 딱히 치중된 종목은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단거리 쪽인 1000m에 자신감이 있다. 치열한 눈치싸움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찰스 해밀턴(캐나다)와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가 최대 라이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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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취미는 음악듣기. '힙합' 장르를 좋아하는 20대 중반 청년이다. 지난해 7월 미디어데이에선 취재진 앞에서 자작랩을 선보이기도 했다. 멋진 공약도 내걸었다. "올림픽 메달을 따게 되면 자작랩을 준비해 들려드리겠다." 이에 대해 서이라는 "지난해 여름 취재진 앞에서 랩을 하고 후회가 밀려왔다"고 웃은 뒤 "현재 훈련에 매진하느라 준비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못할 것이 있겠는가.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4년 전 아픔은 말끔히 씻어냈다. 서이라는 "소치올림픽 때는 국가대표 선발전 직전 대회에 허리를 다쳤다. 3주 뒤 선발전이었는데 1주일 간 병원에 누워 있었다. 제대로 훈련이 되지 않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현재 몸 상태는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월드컵 4차 대회가 끝난 뒤 지난 2개월간 마지막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참고 견뎠다. 서이라는 "최근 훈련이 힘들었다. 그러나 컨디션을 올리면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목표는 전관왕이다. 그러나 가장 큰 목표는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이다. 4년 전 아픔을 환희로 되돌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