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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아레나(헝가리 부다페스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마린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이 메달을 놓쳤다. 그래도 명예회복에는 성공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은 실패였다. 출전한 세 종목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와신상담한 그는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400m 금메달을 따냈다. 1번 레인의 기적을 연출했다. 그러나 1년 뒤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또 아픔을 겼었다. 박태환은 오심으로 예선탈락했다가 번복되는 과정을 겪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다. 이후 박태환은 세계선수권과 인연이 없었다. 2013년은 시즌을 쉬었다. 2015년은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FINA의 징계를 받았다.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못했다.
6년만에 나선 대회였다. 준비를 철저히 했다. 전국체전에서 건재를 과시했고, 일본아시아수영선수권 4관왕, 윈저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 3관왕에 오르며 실전감각을 다졌다. 6월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와 맥 호튼(호주) 등 강호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상승세였다.
결선은 그를 위한 무대였다. 박태환은 결선에 나선 8명의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1980년대 태생이었다. 가장 연장자였다. 결선에서 박태환은 6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5번에는 쑨양(중국), 7번에는 제임스 가이(영국)이 자리잡았다. 박태환은 둘을 잘 따라가면서 경기를 펼쳐나갔다.
반응속도부터 좋았다. 박태환의 출발 반응 속도는 0.62초로 가장 빨랐다. 첫 구간에서 박태환은 25초82를 기록했다. 8명 가운데 2위였다. 이어 계속 페이스를 유지했다. 두번째 구간에서는 1위로 올라섰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이 거세게 치고 들어왔다. 쑨양이 1위로 올라섰다. 200m이후 쑨양은 1위로 독주체제를 굳혔다. 이후 박태환은 2위권을 유지했다.
역시 마지막 100m 힘을 냈다. 다만 조금 힘에 부쳤다. 결국 3분 44초 38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값진 기록이자 순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