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은 더 강해졌다."
'세계랭킹 1위'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은 강했다. 4강, 결승에서 잇달아 역전승했다. 김정환은 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펜싱연맹(FIE) SK텔레콤 사브르 그랑프리 결승에서 프랑스 톱랭커 뱅상 앙스테트에게 15대 12로 승리했다. 5-8로 밀리던 스코어를 야금야금 따라붙더니 12-12에서 잇달아 3포인트를 찔러냈다. 기어이 금메달을 따낸 후 포효했다. 기적같은 투혼에 경기장의 관중들이 뜨거운 환호성을 질렀다.
김정환은 지난해 이대회 8강에서 판정 논란끝에 탈락한 후 분루를 삼켰다. 리우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후 세계랭킹 1위를 찍었다. 올시즌 출전한 대회마다 메달을 목에 걸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김정환은 "어떤 메달보다 오늘 서울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딴 이 금메달이 값지고 뿌듯하고 짜릿하다"고 했다. 안방에서 한국 펜싱의 힘을 제대로 증명해냈다. "2015, 2016시즌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연습한대로만 하자고 마인드컨트롤했다. 그점이 잘 통한 것같다"고 했다.
이상주 사브르대표팀 코치 역시 "노장은 살아있다"며 흐뭇해 했다. 구본길, 오상욱 하한솔 등 후배들이 선배 김정환을 헹가래 치며 기쁨을 나눴다.
김정환은 "세계랭킹 1위에서 떨어질까 했는데 올림픽 시즌보다 성적이 더 잘 나오고 있다. 마음을 내려놓은 것, 노하우가 쌓인 덕분인 것같다"고 했다. 세월을 거스르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김정환은 "체력은 어렸을 때보다 떨어지지만 정신력은 오히려 악바리처럼 강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숨이 찰 때도 많고 힘들 때도 많다. 회복도 예전보다 느리다. 하지만 예전엔 체력만 믿고 옹고집을 부리는 것이 있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정신력이라는 잇몸으로 버틴다"고 덧붙였다. .
7월 세계선수권에서 세계랭킹 1위 시드를 유지하게 됐다. 김정환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다른 대회 메달은 다 있는데 세계선수권 메달이 없다. 세계선수권 메달에 한번 도전해보겠다"며 웃었다.
올림픽공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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