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정, 지정연습 속에 해답이 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4-05 21:47



'지정연습'은 경정 만의 독특한 풍경이다.

지정연습은 매주 화, 수, 목요일 3일 간에 걸쳐 진행된다. 화요일에는 오전, 오후에 걸친 개인 선회 및 스타트 연습이 실시된다. 경주가 펼쳐지는 수~목요일에는 오전 9시10분에 지정연습이 진행된다. 실전에 앞서 행해지는 훈련은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 뿐만 아니라 모의 경주 성격을 띄고 있어 예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 팬들도 선수들의 연습장면을 지켜볼 수 있다.

올해 경정은 프로펠러 고정지급제가 도입되면서 지정연습 결과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고 있다. 지정연습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모터 성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모터보트의 궁합도 및 예상치 못했던 전복으로 인한 기력저하까지 예측할 수 있다. 각 선수들의 훈련 습성을 미리 파악하고 지정연습을 참관한다면 베팅 전략을 세우는데 큰 좌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선규, 유석현, 서화모, 최영재, 손제민은 '훈련이 곧 실전'임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연습에서 부진을 보였다면 실전에서도 그 성적이 비슷하게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8회차에 출전했던 어선규는 훈련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유감없이 발휘했었고 실전에서도 3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최영재는 9회차에 출전해 지정연습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얻지 못했고 실전에서도 단 한차례의 입상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훈련과 실전의 편차가 심한 기복형 선수들도 있다. 김종목, 김국흠. 경상수, 강지환, 조성인, 이동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평소 이렇다 할 모습이 없는 선수들이지만 고성능 모터를 만날 경우 그 모습이 180도 변하면서 몰아치기를 하는 카멜레온형 선수의 대표적 표본이다. 강지환은 8회차와 9회차 연이어 우수 모터를 장착해 우승 4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하며 착순점 6점대 진입에 성공했다.

박석문, 정민수, 김효년, 김응선, 이태희 등은 지정훈련 시 오직 스타트에 몰두하는 유형이다. 연습 시 훈련 내용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스타트 타임을 정확히 잡아낸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만한 선수들이다. 다시 말해 위의 선수들은 훈련 시 1,2착을 한 착순 결과보다는 당일 스타트 감각과 모터시속 체크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만 한다.

이들과 반대로 지정연습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 없이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는 선수들도 있다. 훈련도중 연습을 주도하거나 하지 않고 자신만의 컨디션 점검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주력한다. 지정연습에서는 대부분을 후미에서 참관하는데 막상 실전에만 나서만 물불 안 가리는 식이다. 이승일, 이재학, 김영민, 류해광, 권명호가 대표적이다.

경정 전문가는 "지정훈련에서의 착순결과가 선수들의 승부의지와 비례하는 경우도 많지만 선수들의 훈련 습성에 따라 역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정연습 결과와 선수들의 훈련습성 차이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