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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헝가리'에 분 한류 열풍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8-14 06:02


◇헝가리 부다요시에서 진행 중인 제5회 IHF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한국 연락관을 맡고 있는 아그네스 디제리양. 부다요시(헝가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헝가리가 한류로 물들었다.

14일(한국시각) 한국-튀니지 간의 제5회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청소년선수권(19세 이하) 예선 B조 3차전이 열린 헝가리 부다요시 스포츠홀에는 신화 포미닛 소녀시대 등 한국 가수들의 노래가 시종일관 울려 퍼졌다. 한류 바람을 타고 유럽 내에서도 한국 음악은 익숙하다. 현지인 일부는 흥겨운 리듬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예선 초반 연패로 의기소침했던 남자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이 사기충천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대회 자원봉사자로 한국 연락관을 맡고 있는 아그네스 디제리양(23)이 대회 주최 측의 도움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부다페스트에 거주 중인 대학생인 디제리양은 케이팝(K-POP)의 열렬한 팬이다. 나아가 한국 문화를 좀 더 알기 위해 홀로 한국어 공부를 할 정도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의 연락관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에 주저없이 지원했던 배경이다. 경기가 있는 날마다 뒷면에 'KOREA'라고 새겨진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선수들을 응원한다. 예선 초반 한국이 카타르 스웨덴에 연패할 때마다 누구보다 아쉬워 했다. 선수, 임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밝은 미소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경기장 안팎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디제리양은 "언젠가 꼭 내가 좋아하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싶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겨 너무 기쁘다"면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고 헝가리에서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경기장 주변도 한류는 계속됐다. 24개 참가국을 마스코트로 형상화한 입간판에는 월드스타 싸이의 얼굴과 첨단을 달리는 서울의 빌딩숲 사진이 자리를 잡았다. 부다페스트와 경기장을 오가는 거리에도 한국 기업 간판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속의 한국은 헝가리에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아쉽게도 한류의 바람이 승리까지 연결되진 않았다. 한국은 튀니지를 상대로 분투했으나, 애매한 판정에 심적으로 흔들리면서 30대31, 1골차로 패했다. 카타르(32대33) 스웨덴(28대37)에 연패한 한국은 튀니지전에서도 승점을 얻지 못해 6팀이 속한 B조에서 최하위로 처졌다. 한국은 남은 슬로베니아, 루마니아전을 모두 이긴 뒤 나머지 팀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행이 결정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국 선수단은 15일 밤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와 예선 4차전을 치른다.


부다요시(헝가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헝가리 부다요시 스포츠홀에 한국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서 제5회 IHF 세계청소년선수권(19세 이하) 마스코트의 모습. 부다요시(헝가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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