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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핸드볼 조 편성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덴마크(4위), 세르비아(5위), 헝가리(7위), 스페인(8위), 크로아티아(10위) 등 국제핸드볼연맹(IHF) 남자 상위 랭커들이 모조리 포진했다. 평균신장 1m90이 넘는 상대들 앞에서 1m80대 초반의 랭킹 19위 한국은 '만만한 상대'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의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세운 한국이 제대로 힘도 못 쓸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2008년 베이지올림픽부터 진행해 온 세대교체의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변을 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희망도 있었다. 그동안 윤경신(39)과 백원철(35·웰컴론코로사) 이재우(33·두산) 같은 노장 선수들에게 의존하던 전력이 젊은 선수들로 분산되면서 세대교체의 성과는 계속 이어졌다. 정의경(27·두산)과 유동근(27·인천도시개발공사) 같은 기존 에이스 외에도 정 한(24·이상 인천도시개발공사)과 엄효원(26·두산) 등 대표팀으로 발돋움한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패는 보약이 될 수 있다. 런던에서 얻은 성과는 비록 초라했지만, 4년 후가 있다.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런던에서 얻은 교훈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