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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일간지 도배한 부끄러운 셔틀콕 코리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8-02 22:07


런던=전영지 기자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2일 사상 초유의 올림픽 배드민턴 승부조작 스캔들이 영국 주요 신문 스포츠면을 도배했다.

영국 대중일간지 더선은 '퇴출'이라는 제하에 여자에이스들이 일부러 져주기 시도, 올림픽을 모욕한 죄로 실격처리라는 제목을 뽑았다. 주심이 한국선수에게 블랙카드를 빼든 장면을 메인사진으로 썼다.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고의적인 경기 장면을 찍어올렸다. 선수들의 등 뒤에는 '코리아(KOREA)'라는 영문이 선명하다.

부끄러운 셔틀콕 스캔들의 시작은 지난달 31일 여자복식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이었다.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왕샤올리-위양 조는 한국의 정경은-김하나 조를 맞아 성의없는 플레이로 일관했다. 왕-위 조는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톈칭-자오윈레이 조와 준결승에서 만나지 않으려고 일부러 지는 경기를 펼쳤고 결국 0대2로 패했다. A조 2위로 8강에 오르며 자국팀과의 맞대결을 피했다. 중국이 원하는 바를 얻은 뒤 다른 팀들도 유리한 대진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져주기' 전법을 따랐다. C조의 하정은-김민정(한국) 조와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인도네시아) 조 역시 대진을 의식해 맞대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이들을 보기 위해 코트를 가득 채운 관중들이 알아채고 야유할 만큼 명백한 승부조작이었다.

메달을 따기 위해 '져주기 게임'을 했다. 옳지 않은 선택은 철퇴를 맞았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일 2012년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에서 벌어진 '고의 패배' 경기와 관련해 한국(4명), 중국(2명), 인도네시아(2명) 등 8명의 선수를 전원 실격 처리했다. 이의신청 역시 기각됐다

'고의 패배'로 실격된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조와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조는 3일 전원 귀국 조치됐다. 이기흥 한국 선수단장은 2일(한국시각)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취재진과 만나 "본부임원 회의를 열어 실격된 선수 4명과 김문수 코치 등 5명의 AD카드를 회수하고 선수촌에서 퇴촌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과욕을 부려 이런 우를 범했다"며 "건전한 스포츠 정신이 훼손된 데 대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과 올림픽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거듭 전한다"고 말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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