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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관왕' 박태환, 펠프스 이기고도 웃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6-18 14:10



100m 자유형에서 가장 먼저 골인을 하고도 웃지 않았던 박태환(22·단국대). 1시간여가 지난 뒤 벌어진 400m 자유형에서 우승하자 그제야 살짝 미소를 띨 뿐이었다.

2관왕에 오르고, 100m에서는 처음으로 '수영황제'라는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꺾었지만 박태환이 그다지 흥분하지 않았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정답은 경기 직후 도핑 테스트를 마치고 돌아온 박태환으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1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조지 하인스 인터내셔널 수영센터 관중석 한쪽에서 사인을 기다리는 팬들을 뒤로 한 채 박태환은 취재진과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박태환은 "1등 해서 물론 기쁘지만 훈련을 겸해 출전한 대회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동안 훈련을 해온 성과를 어느 정도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러울 따름"이라며 2관왕에 대한 가치를 크게 부여하지 않았다.

100m에서 펠프스까지 눌러 기쁘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어차피 세계선수권대회 200m에서 대결을 벌여야 하는 선수기 때문에 이 한 대회서 이겼다고 해서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어차피 서로 최고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승부를 낸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태환 전담코치인 마이클 볼 코치 역시 "박태환도 지난주까지 3주 동안 멕시코에서 고지훈련을 했고, 펠프스도 비슷한 기간 콜로라도에서 고지훈련을 하고 바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 둘의 컨디션은 평상시보다도 못한 상태다. 진짜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서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 코치는 "이번 대회는 그냥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한 대회일 뿐이다. 한마디로 연습"이라고 덧붙이면서 "하지만 현재의 박태환 훈련 상황이나 컨디션 등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오늘의 기록
은 비록 자신의 최고기록과는 거리가 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펠프스와 레인(펠프스 2번, 박태환 6번)이 좀 떨어져 직접 레이스를 펼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며 펠프스와의 라이벌 의식을 드러낸 박태환은 "아직 종목이 남은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기분 좋게 호주로 돌아가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산타클라라(미국)=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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