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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24에 한국 첫 도전장 내민 김택성, 그의 목표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8-06-11 09:21



김택성이 LMP2 경주차를 몰고 르망24 레이스 출전에 앞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알가르브팀

"차분하게 완주해 보겠습니다."

김택성(41)이 한국인 드라이버로는 처음으로 '르망24' 레이스에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김택성은 오는 16~17일(한국시각 기준) 프랑스 르망 라 샤르트 경기장에서 열리는 전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 르망24에 알가르브팀 레이싱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다. 르망24는 지난 1923년 프랑스 르망 지역에서 시작된 경주로, 1년에 단 한차례 매년 6월에 열리며 올해로 86회째를 맞는다. 24시간동안 3명의 팀 레이서가 번갈아 한 대의 경주차를 몰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레이싱을 시작한 드라이버라면 반드시 한번은 도전하고픈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게다가 F1(포뮬러 원)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예전부터 다수의 F1 드라이버들도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르망24에 출사표를 던지는데 올해는 F1 드라이버들이 손꼽은 현존 최고의 레이서인 페르난도 알론소(37·맥라렌)도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뜨거운 경연장이 됐다.

김택성은 르망24의 최고 클래스이자 알론소가 나서는 LMP1(르망 프로토타입 1)보다 한단계 낮은 LMP2 클래스에 출전한다. LMP1은 대략 800마력, LMP2는 600마력 수준으로 아무래도 직선 스피드는 LMP1이 빠르지만 코너에선 비슷하다. 한 랩(바퀴)당 3초 정도의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LMP2도 일반 레이서들이 제어하기조차 힘든 엄청난 수준의 경주차이다. 여기에 LMP3와 르망 GT와 GT 아마추어 등 5개 클래스에서 무려 60대가 나선다. 이 가운데 LMP1은 10대이지만 LMP2는 20대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전 클래스에서 한국인 드라이버가 참가하는 것은 당연 김택성이 처음이다.

이달 초 출국해 프랑스 현지에서 테스트와 연습을 병행하고 있는 김택성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일정이 다가올수록 떨리기보다는 차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택성은 르망24 출전은 처음이지만 이미 지난 2011년부터 페라리 챌린지와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등 슈퍼카 대회를 몰며 실력을 키웠고 르망24의 주최단체인 ACO가 만든 아시안 르망 시리즈를 거쳐 올해부터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택성은 마크 패터슨(미국), 에이트 데 용(네덜란드) 등 2명의 팀원들과 함께 번갈아 LMP2 머신을 몰 예정이다. 두 선수와는 이미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3명의 운전 스타일이 모두 같아야 무리없이 하나의 경주차를 몰 수 있다. 이처럼 드라이버간의 팀워크와 호흡이 중요한 것은 물론 자신의 순번에 3~4시간 가까이 버텨내야 하기에 체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김택성은 "낮과 밤이 모두 공존하기에 팀원들의 특성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또 가장 큰 고비라 할 수 있는 마지막 4시간을 잘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주일 넘게 에어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제대로 셋업을 맞추지 못해 시간을 허비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는 김택성은 "드라이버 브리핑 때 알론소를 비롯해 젠슨 버튼 등 전 F1 드라이버들을 실제 만나면서 정신이 번쩍들었다"고 웃으며 "한국인 첫 출전 드라이버라는 타이틀에 들뜨지 않고 팀원들과 함께 무사히 완주를 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르망24의 경험을 발판으로 현재 진행중인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에서 좀 더 상위권 진출을 노려보겠다"며 "더욱 인정을 받아 LMP1을 타는 것이 궁극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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