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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과 훈련 파트너 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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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영 레전드' 박태환(28·인천시청)이 23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도전에 나선다.
스물여덟살의 박태환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각오로 세번째 세계선수권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정부와 대한체육회의 반대로 인해 천신만고끝에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짧은 준비기간과 경기력 부족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 리우에서 돌아오자마자 박태환은 수영장부터 찾았다.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다.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전국체전에서 호기록으로 건재를 과시한 후 지난해 말 일본아시아선수권 4관왕, 캐나다윈저 쇼트코스세계선수권 3관왕에 오르며 '마린보이'의 건재를 과시했다.
모든 것은 부다페스트를 향한 전초전이자 모의고사였다. 실격 해프닝, 도핑 파문 등 갖은 풍파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불굴의 수영선수' 박태환의 재림을 알릴 무대다.
박태환이 국내 훈련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훈련 파트너의 부재다. 박태환과 경쟁하며 페이스를 맞출 선수들이 없다. 수영 종목에서 페이스메이커이자 동반자로서의 파트너의 존재는 중요하다. 세계적인 선수와 함께하면 기량이 동반 성장하기 때문에 박태환의 파트너를 지망하는 외국 선수들은 많다. 한때 박태환의 파트너였던 배영선수 미치 라킨은 눈부신 성장과 함께 카잔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리우올림픽에선 남자 200m 배영 은메달을 따냈다.
리우올림픽까지 함께해준 성실한 훈련 파트너 보비 훌리(29)가 떠났다. 호주 대표 배영, 자유형 선수다. 2012년 이스탄불세계선수권 남자 50m, 2013년 일본 도쿄월드컵 남자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성실한 노장 선수는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다.
박태환은 이번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훈련 파트너 커트 허조그(25)를 맞았다. 2015년 처음 호주 국가대표가 된 허조그는 2015년 카잔세계선수권에서 '돌아온 영웅' 그랜트 해켓, 캐머런 매커보이, 데이비드 맥케언 등 내로라하는 호주 에이스들과 함께 800m 계영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0.3초 차로 고배를 마신 허조그는 지난해 어깨 부상 수술 이후 재활을 하면서 '월드클래스' 박태환의 파트너를 자청했다. 성실하고 반듯한 태도로 박태환의 엄청난 훈련량을 함께 수행하며 전지훈련 기간 내내 동행해왔다.
호주 언더웨어 브랜드 모델로 활동할 만큼 우월한 비주얼과 조각 몸매를 자랑하는 허조그는 호주 팀 레인 감독의 클럽에서 박태환과 동고동락하며, 미국 프로스윔아레나 대회는 물론 이탈리아 전지훈련, 세테콜리 대회에도 함께 참가했다. 지난 18일 박태환의 헝가리 부다페스트 입성 때까지 로마에서 마지막 훈련을 함께한 허조그는 자신의 미션을 완수한 후 호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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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2017년 헝가리세계수영선수권 출국을 앞두고 박태환 전담팀이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왼쪽부터 정송영 체력 담당 트레이너, 한승호 컨디셔닝 트레이너, 박태환, 제이슨 정 매니저.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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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훈련 파트너와 성실하게 준비를 마쳤다. 마음 맞는 '최연소 전담팀' 역시 박태환을 그림자처럼 지원한다. 제이슨 정(한국명 정세진) 매니저, 한승호 컨디셔닝 트레이너, 정송영 체력 담당 트레이너 등 전담팀 전원은 20대로 구성됐다. 든든한 후원사도 생겼다. 스포츠전문 브랜드 아레나가 향후 2년간 박태환을 후원한다.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세계수영선수권과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까지 계약기간에 포함된다. 도핑 파문 이후 가장 안정적인 분위기, 가장 절실한 각오로 준비한 박태환의 세번째 세계선수권이다.
2007년 18세의 나이에 멜버른세계선수권에 처음 나서 '자신의 영웅' 그랜트 해켓을 물리치고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전신수영복의 영향이 컸던 로마에서 예선탈락의 좌절을 겪었지만,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1번 레인의 기적'을 쓰며 또다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23일 오후 4시 30분 시작하는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마지막 6조 3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이 4번 레인, 동메달리스트 데티가 5번 레인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2013년 카잔 대회 이후 3연패를 노리는 쑨양(중국)이 5조의 4번 레인에 나선다.
6년만의 세계선수권, 스물여덟, '400m의 레전드' 박태환의 도전에 수영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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