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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은 나와의 싸움인 것 같아요."
눈에 띄는 성장세다. 김서영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주종목인 개인혼영 200m를 비롯, 개인혼영 400m, 계영 400m, 계영 8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개인혼영 400m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불과 6개월 만에 거둔 기록 향상. 15일 경기장에서 만난 김서영은 "긴 시간 동안 차근차근 준비했다.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며 "생갭다 기록이 잘 나와서 노력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역설적이게도 올림픽의 아픔은 김서영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힘이 됐다. 그는 "리우올림픽에 다녀온 뒤 생각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이전까지 세계의 벽은 늘 높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지난해 치른 전국체육대회 기록을 보면서 '힘들겠지만,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진행한 동계전지훈련도 그의 수영인생에 큰 깨달음을 남겼다. 김서영은 "일본이 수영 강국이다. 신체조건이 비슷한데도 성적이 좋은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선수들이 훈련 및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일본은 인구가 많은 만큼 치열하다. 물론 운동할 수 있는 장소나 조건들이 매우 좋다"며 "일본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차곡차곡 경험을 쌓은 김서영은 "어렸을 때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데 의미를 두기 바빴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뭔가 더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명확한 목표가 생긴 김서영은 훈련을 조금 더 세분화 했다. 그는 접영, 배영 등을 고르게 훈련하며 기록 단축에 나섰다. 실제 김서영은 이번 대회 배영 200m에서 한국 기록을 새로 썼다. 그는 "종목별로 훈련을 한다. 훈련 때 배영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감독님의 추천으로 배영 종목에도 출전했는데, 생갭다 기록이 나쁘지 않았다"며 "세부 종목에도 틈틈이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탄 그는 "수영은 나와의 싸움이다. 내가 세운 기록을 하나씩 달성하면서 조금은 나에 대한 믿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멀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단은 헝가리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결선 진출을 목표로 두고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