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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 현역 마지막 아이스쇼 하던 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5-06 20:09


김연아 아이스쇼 '올댓스케이트 2014' 무대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김연아가 출연진과 함께 오프닝무대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의 현역 은퇴무대가 된 '올댓스케이트 2014'에는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의 갈라쇼 파트너로 주목 받은 독립군 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 데니스 텐(카자흐스탄), 페어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러시아)와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 스테판 랑비엘(스위스), 셰린 본(캐나다)등이 참여해 무대를 빛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06/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 이 날은 3일간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피겨여왕'은 마지막까지 당당했다. 연기를 펼칠때도, 작별 인사를 건낼때도 씩씩했다. 그녀의 곁에 있던 '후배' 박소연, 김해진과 지켜보던 팬들이 눈물을 흘렸지만, 여왕은 덤덤히 마지막을 맞이했다. 모든 출연자가 퇴장한 뒤 김연아는 아쉬운 듯 혼자 빙판을 돌면서 두 손을 흔들었다. 팬들은 마지막까지 그녀에게 환호를 보냈다. 그녀는 그렇게 1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이스쇼는 김연아가 국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내고, 제2의 삶을 축하받는 은퇴식이었다. 김연아의 마지막에 수 많은 팬들이 함께 했다.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공연이 펼쳐진 체조경기장 주변은 팬들로 가득했다. 김연아 측은 세월호 사고로 많은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이스쇼 연기를 검토했지만, 팬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 전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며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김연아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주제가 '렛 잇 고(Let It Go)'와 함께 아이스쇼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엘사'처럼 푸른빛의 드레스를 입고 춤추며 관객들을 '겨울 왕국'으로 인도했다. 1부 마지막 순서에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이었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로 무결점 연기를 선보여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3회전 연속 점프는 없었지만, 완벽한 점프와 특유의 우아한 감성은 여전했다.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별인사'라는 부제가 붙은 2부에선 김연아가 이번 아이스쇼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갈라 프로그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가 펼쳐졌다. 연기에 앞서 미리 준비한 영상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돌이켜보니 힘들고 지칠 때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올림픽 메달과 높은 점수가 아닌 바로 여러분"이라는 메시지가 스크린에 나오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보석으로 장식한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김연아는 나인챔버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 속에서 특유의 우아한 연기를 펼쳐보였다.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 등의 점프를 곁들여 표현한 사랑의 메시지에 관객은 다시 한 번 기립박수로 답했다.

김연아는 다른 출연진과 함께 꾸민 피날레 공연에서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에 맞춰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김연아는 공연을 마친 뒤 링크에서 깊은 감회가 담긴 표정으로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다. 그동안 보내준 많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다.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팬들을 향해 고백했다.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만큼 완벽했던 공연이었다. 이번 아이스쇼의 주제는 '아디오스, 그라시아스(안녕, 고마워)'다. 팬들을 향한 고마움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수많은 감동과 환희를 우리에게 안겨준 그녀에게 이말을 돌려주고 싶다. '아디오스, 그라시아스, 퀸 연아!'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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