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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숨을 죽였다.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올림픽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불참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4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어떤 연기를 펼칠까.
전세계가 더욱 놀란 이유는 지난 4년간 김연아의 행보 때문이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은 '여왕 대관식'이었다. 김연아는 쇼트(78.50점)와 프리(150.06점)에서 모두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불멸의 기록'이라는 것이 전세계의 평가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지난 4년간 단 4개 대회(국제대회) 출전에 그쳤다. 밴쿠버대회 이후 은퇴와 현역 생활 연장의 기로에 선 김연아는 결국 소치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 꽃을 피우겠다는 새로운 목표로 2012년 은반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미세 손상 부상으로 6주간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부상으로 ISU 그랑프리시리즈에도 불참했다.
4년간 4개 대회에만 나선 뒤 다시 나선 올림픽 무대였다. 거기에서 주변의 반신반의를 잠재우고 김연아가 완벽한 연기를 펼쳤으니 전세계가 놀랄만 했다. 김연아의 경기를 중계한 캐나다의 CBC의 해설진은 "김연아에게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줄 알았다"며 김연아에게 내련진 박한 점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김연아는 피겨 인생 내내 메달권에서 밀려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떤 심리적 비결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김연아는 2010년 이후 고작 4개의 국제대회만 나왔을 뿐이다"라며 경외감을 표시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