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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아이스스포르트젠트룸. 광고판에는 온통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가 새겨져 있었다. 관중석에도 한국인들이 많았다.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태극기가 천장으로 향했다. 아이스링크 위에는 시상대가 있었다. 가장 높은 단상에는 그녀가 서 있었다. '피겨여제' 김연아였다.
200점 돌파의 일등공신은 프로그램 구성점수(PCS·Program Component Score)였다. 예술 점수라고도 불리는 PCS는 스케이팅 기술 트랜지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심판들은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각 부문별 점수를 매긴다. 만점은 없지만, 보통 8.5점이면 최상의 연기, 8.0점 이상이면 뛰어난 연기로 평가한다.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나머지 점수 평균을 낸 뒤 가중치를 곱한다. 쇼트프로그램은 0.8, 프리스케이팅은 1.6이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PCS로 69.52점을 받았다. 각 부문별 평균점은 8.3~8.8 사이였다. 최상의 연기라는 뜻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 당시 받았던 PCS 71.76점에 육박했다. 그만큼 김연아의 예술성은 여전히 빛났다.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 뿐만 아니라 김연아 스타일로 재해석한다. 음악에 맞는 안무로 예술성을 극대화했다.
김연아는 압도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내년 3월 캐나다 오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2013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정상 등극을 노린다.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할 점들이 있다. 일단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9명의 심판이 판정을 내린다. 6명의 판정을 내린 NRW트로피보다 심판간 점수 편차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심판의 성향도 제각각이다. 심판들은 단순히 스케이팅 그 자체만 보지 않는다. 선수의 명성이나 나라, 여러가지 경기 외적 상황들에 영향을 받는다. 김연아에게 악조건이 될 수도 있다.
아직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인만큼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세계선수권대회까지는 3개월이 남아있다. 드러난 문제점을 고칠 시간은 충분하다. NRW트로피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한 김연아는 곧바로 귀국한다. 내년 1월 종합선수권대회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