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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안면 스팀기에 얼굴을 갖다댄다. 마사지기로 피부를 정리한 후 '유산균 발효유'를 마신다. 'LPG충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뒤 '워킹화'를 신고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우유를 탄 '커피믹스'를 한잔 마신 뒤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기 전 날씨가 더웠는지 스마트폰을 꺼내 집안 '에어컨'을 미리 작동시킨다. 더위를 식힌 다음 은빛 레깅스를 입고 친구들과 만난다. 크게 틀어놓은 음악에 맞춰 셔플댄스를 춘다.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 시원하게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는 상한가를 쳤다. 한국은 피겨스케이팅 불모지였다. 김연아는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라는 브랜드는 '인간 승리와 도전정신'의 상징이었다. 딱딱하거나 무겁지도 않았다. 친근한 외모와 귀여운 화법으로 힘을 뺐다. 젊음과 깨끗함이 '김연아'라는 그릇에 담겼다.
기업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었다. 저마다 자사의 이미지 광고에 김연아를 넣었다. 김연아의 브랜드에 기대 자사의 가치를 강화했다. 동시에 김연아라는 브랜드도 단단해졌다. 김연아와 기업이 상생하는 '윈-윈 효과'였다. 국내에서는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하나의 단단한 브랜드파워를 구축했다.
김연아의 광고가 다시 늘어난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시즌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각 기업마다 스포츠스타 잡기에 혈안이 됐다. 스포츠스타들의 건강하고 깨끗한 이미지는 큰 도움이 된다. 남자 스포츠스타들은 즐비하다. 축구의 박지성과 차두리, 기성용 등은 물론이고 박태환(수영), 이용대(배드민턴) 등 아마추어 스포츠스타들도 광고에 출연 중이다.
반면 여자 스포츠스타들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김연아처럼 대중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모델이 없다. 꾸준한 기부 활동을 통해 깨끗한 이미지도 구축하고 있다. 김연아는 광고모델 호감도 순위에서 언제나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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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가 중요
김연아 브랜드를 더욱 크고 넓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현역 선수'냐, '셀러브리티(유명인사)'냐를 놓고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김연아의 정체성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일관된 브랜드 구축 작업을 할 수 있다.
피겨스케이팅의 특성상 잠시 시즌을 접었다가 복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역 생활 지속 여부에 대해 당장 결론을 내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다른 전략을 쓸 수도 있다. 최근 광고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웃집 여대생'같은 이미지로 브랜드 확장을 꾀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