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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우승하려면 프로그램책자 표지 등장 No!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8-30 09:48


대구육상대회에서는 프로그램의 저주가 떠돌고 있다. 3일째까지 표지를 장식한 선수들은 모두 좋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통계책에 나온 한국선수들도 불운에 울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티븐 후커, 우사인 볼트, 한국 선수들, 데이런 로블레스. 사진출처=프로그램 책자 촬영

'이번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대회 프로그램책자 표지에 나오지마라?'

이상한 루머가 나돌고 있다. 사람들의 입과 귀로 전달되고 있다. 그리고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 육상판 '펠레의 저주'인 셈이다.

얘기는 이렇다. 대회 첫째날인 27일 조직위가 발간한 프로그램책자에는 스티븐 후커(29·호주)가 바를 넘는 사진이 표지로 올랐다. 이날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이 있었다. 후커는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자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책자가 배포되고 채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불운이 찾아왔다. 후커는 세 차례 시도 끝에 5m50을 넘지 못했다.

둘째날인 28일도 저주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날 표지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였다. 전날 예선에서 스타트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함께 찍혔지만 사진의 포커스는 볼트였다. 경쟁자 타이슨 게이(29·미국)과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볼트의 우승은 따논 당상이었다. 하지만 이날 결선에서 볼트는 어이없는 부정출발로 뛰어보지도 않고 실격했다.

셋째날인 29일의 표지는 데이런 로블레스(25·쿠바)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자이자 12초87의 세계기록 보유자다. 류시앙(28·중국)도 있었지만 조직위원회의 선택은 로블레스였다. 하지만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 로블레스는 이날 밤 열린 결선에서 1등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실격판정을 받았다. 9번째와 10번째 허들에서 류시앙을 건드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프로그램책자만이 아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이 발간한 통계책자도 표지의 저주가 숨어있다. 이 책 표지에는 5명의 한국 육상 스타들이 장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라톤의 지영준(30·코오롱)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30·안양시청)은 정혜림(24·구미시청)에게 밀려 대구로 오지 못했다. 멀리뛰기에 나선 정순옥(28·안동시청)은 6m18로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10종경기의 김건우(32·문경시청)가 7860점의 한국신기록을 기록한 것이 위안거리다. 순위는 17위였다. 남은 선수는 세단뛰기 간판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으로 9월2일 예선전에 나선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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