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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대회 프로그램책자 표지에 나오지마라?'
둘째날인 28일도 저주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날 표지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였다. 전날 예선에서 스타트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함께 찍혔지만 사진의 포커스는 볼트였다. 경쟁자 타이슨 게이(29·미국)과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볼트의 우승은 따논 당상이었다. 하지만 이날 결선에서 볼트는 어이없는 부정출발로 뛰어보지도 않고 실격했다.
셋째날인 29일의 표지는 데이런 로블레스(25·쿠바)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자이자 12초87의 세계기록 보유자다. 류시앙(28·중국)도 있었지만 조직위원회의 선택은 로블레스였다. 하지만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 로블레스는 이날 밤 열린 결선에서 1등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실격판정을 받았다. 9번째와 10번째 허들에서 류시앙을 건드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프로그램책자만이 아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이 발간한 통계책자도 표지의 저주가 숨어있다. 이 책 표지에는 5명의 한국 육상 스타들이 장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라톤의 지영준(30·코오롱)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30·안양시청)은 정혜림(24·구미시청)에게 밀려 대구로 오지 못했다. 멀리뛰기에 나선 정순옥(28·안동시청)은 6m18로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10종경기의 김건우(32·문경시청)가 7860점의 한국신기록을 기록한 것이 위안거리다. 순위는 17위였다. 남은 선수는 세단뛰기 간판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으로 9월2일 예선전에 나선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