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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축구 선수는 몸이 가장 큰 자산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월드 클래스' 손흥민(토트넘)은 시즌 중에는 축구만을 위해 움직인다.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투자한다.
그는 수술 후 20일 만인 24일(한국시각)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기적적인 회복이었다. 마스크 투혼은 훈장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불편해도 나라를 위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는 말로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손흥민의 진정한 진심은 또 다른 모습에서 묻어난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도하로 건너왔다.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 해온 안덕수 트레이너다. 베테랑 트레이너인 그는 런던에 상주하며 손흥민의 컨디션을 관리해 왔다.
도하에서도 손흥민과 같은 대표팀 숙소에 둥지를 틀었다. 누구보다 손흥민의 몸을 잘 아는만큼 별도의 '개인 치료실'에서 관리를 한다. 손흥민 외에도 치료를 원하는 선수들은 안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실 손흥민은 '마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상식을 허물어왔다. 놀라운 회복 스피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1년 함부르크 시절 공중볼 착지 도중 오른 발목을 다쳤다. '인대 파열'이었다. 4~6주의 쉼표를 예상했지만 20일 만에 복귀했다.
2020년 토트넘에선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됐다. 그러나 손흥민은 일주일 만에 복귀했다. 복귀전에선 2골-1도움을 기록하는 '미친 반전'을 선물했다. 당시 그는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일어났다"고 설명해 화제가 됐다.
벤투호도 현재 '부상과의 전쟁' 중이다. 유럽파는 시즌 중, K리거는 시즌을 갓 마치고 월드컵을 맞았다. 성한 선수가 없다. 결국 탈이 났다. 황희찬(울버햄턴)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김민재(나폴리)는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불편해 '적색 경보'가 켜졌다.
햄스트링이 불편했던 김진수(전북)는 우루과이전 후 "진통제를 먹고 뛰고 있다. 그런데 나뿐 아니라 우리 팀 많은 선수가 진통제를 먹고 뛴다. 안 아픈 선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대표팀의 '공식 치료실'도 문전성시다. 대한축구협회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치료실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일반 객실이 아닌 공간이 넓은 세미나룸을 치료실로 개조했다. 예전에 비해 환경이 쾌적하다. 5개의 베드와 소파, 테이블, TV 등이 비치돼 있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체외충격파치료기, 냉압박치료기, 공기압치료기 등 의료장비들도 함께 숨을 쉰다.
팀닥터 2명과 함께 의무트레이너 5명이 치료실을 운영하며 선수들의 몸상태를 점검한다. 오후 11시까지 치료실을 운영키로 했지만 이 시간을 넘길 때가 허다하다.
동시에 5명의 선수들이 마사지 및 여러가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실은 '사랑방' 역할도 한다. 식당과 선수휴게실 중간에 위치해 자신의 치료시간이 아니어도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한다.
월드컵에서 최대의 적은 역시 부상이다. 태극전사들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벤투호의 치료실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