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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포수→내야수→투수' 아들 진승현 보는 진갑용 코치의 심경 "나도 공받기 무섭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9-15 12:53 | 최종수정 2021-09-15 18:02


경북고 진승현. 사진제공=진승현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쉬는 날 한번 훈련하는데 가서 공을 받아봤는데. 아 무섭더라고요. 아마추어 공이 아니던데…."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은 아들을 보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있을까.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진갑용 KIA 타이거즈 코치의 목소리는 밝다못해 떨렸다.

진 코치의 아들 진승현(경북고·18)은 지난 13일 KBO리그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아버지를 빼다 박은듯한 얼굴처럼, 야구 재능 역시 KBO리그에서 19년간 활약한 진 코치의 감각을 잘 이어받았다. 올해 신인지명 화제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진승현은 본리초 시절 포수로도 뛰었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아버지를 보며 꿈을 키웠기에 어찌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포수는 하지 마라'는 아버지의 충고에 협성경복중 때는 내야수와 투수를 병행했고, 경북고 입학 후엔 투수에 전념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품에 안긴 진승현. 사진제공=진승현
진 코치는 진승현의 프로 입단에 대해 "정말 대견하다"며 연신 웃었다. "지도자 분들이 잘 가르치신 거지, 내가 따로 가르친 건 없다"면서 "그래도 야구는 내겐 생활이니까, 옆에서 보고 들으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는 소감도 전했다. '포수는 하지 마라'는 당시의 충고에 대해 물으니 "아이, 마스크 쓰면 고생 아닌가요"라며 웃었다.

진승현의 직구는 컨디션이 좋으면 시속 150㎞를 넘어선다. 진 코치는 아들의 공을 받아보기 위해 직접 훈련장을 방문했던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처음엔 뭐 고3 짜리가 던지는 공이 뭐 대단하겠나 싶어 장비없이 그냥 받았습니다. 살짝 무섭더라고요. 바로 장비 갖다달라고 했습니다.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구위가 아마추어 공이 아니어서."


경북고 진승현, 사진=KBSA

진 코치는 결과 발표 직후 아들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진승현은 "아버지 고향인 부산에서 잘하겠다"는 말로 진 코치를 기쁘게 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야탑고 윤동희, 강릉고 김세민, 덕수고 한태양, 검정고시 출신 김서진, 안산공고 김용완 등 내야수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픽했다. 그 와중에도 서울고 외야수 조세진, 경북고 투수 진승현 등은 '놓칠 수 없었다'는 후문.

롯데 측은 이번 신인 지명 성과에 크게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진승현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구속도 구속이지만, 볼끝의 힘이 좋은 투수다. 앞으로 우리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2011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정회열 코치의 품에 안겨 환호하는 선수 시절 진갑용.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아들은 투수로 키웠다. 스포츠조선DB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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