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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호실적에도 시간외 주가하락…"국내 반도체주에 영향 제한"
엔비디아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부진 탈출의 계기를 기대했던 국내 반도체주도 입맛만 다시게 됐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06% 내린 16만8천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보합세를 제외하면 18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종가 기준 17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달 2일(16만9천100원) 이후 50일 만이다.
1.41% 약세로 출발한 주가는 이후 반등해 1.41% 오른 17만3천원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이후 반락해 약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포함된 한미반도체도 이날 1.22% 내린 8만700원을 나타냈다.
이전 2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주가가 다시 내리면서 한미반도체는 올해 2월 26일(7만7천700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8만원대가 위협받게 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1.99% 오른 5만6천40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금주 첫 거래일인 지난 18일 자사주 매입 기대감으로 5.98% 오른 뒤 연이틀 하락하다 반등했다.
SK하이닉스(690억원)와 삼성전자(534억원)는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 1, 2위였다.
이날 반도체주 주가 흐름은 엔비디아 실적이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벗어난 결과다.
최근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미-중 무역분쟁 재발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로 인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을 통해 AI 반도체 랠리를 재점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이 있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올해 350억8천만달러의 매출과 0.81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록, 이번 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2.53%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전 뉴욕증시 정규장에서도 0.76%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도 엔비디아 실적 '약발'에 대한 기대치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를 모았던 엔비디아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하며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등 반도체 업종에 대한 영향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여전히 견조한 AI 수요와 함께, 신형 AI 칩인 블렉웰의 출하 계획이 재확인되면서 AI 반도체주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블랙웰에 대해 불거진 우려가 해소될 수 있는 내용들이 공유됐다는 점에서 AI 수요의 좋은 펀더멘털에 대한 인식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단단한 AI 수요를 기반으로 내년 차별적 실적 가시성을 주목한다"며 SK하이닉스를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jos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