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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임용 당사자 내정설 줄곧 부인에도 "구청장 인사 도구 활용" 비난
센터 설립 1년여전부터 퍼졌던 내정설이 현실화하면서 산하기관 장 자리가 구청장 측근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21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전날 신설 산하기관인 남구도시재생마을협력센터 대표이사로 이현 전 남구 부구청장을 임용했다.
임용은 1차 서류·2차 면접에 합격한 지원자 중 대표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1명의 후보자를 이사장인 김병내 구청장이 이사회 의결을 받아 임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임용을 끝으로 운영에 들어가는 센터의 대표이사 임기는 임용일로부터 2년으로, 1년 단위 연봉 계약을 맺어 최대 8천800만원에서 최소 4천800만원 사이 연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
그동안 해당 대표이사 자리를 둘러싼 내정설은 센터 설립 전인 지난해부터 구청 안팎에서 파다하게 일었다.
구청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현 전 부구청장의 실명이 거론됐고, 김 구청장이 보은 인사를 위해 무리하게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인사교류 협약을 어겼다는 광주시의 반발에도 자치구 단위 자체 승진을 통해 3급으로 승진한 이현 전 부구청장의 이례적인 이력도 내정설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10월 설립 출연 동의안을 심사하는 남구의회 임시회에서 구의원들은 "퇴직 공무원 내정설이 돌고 있다"고 질의를 했고, 김 구청장은 "모르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느냐"고 부인한 내용이 회의록이 담겼다.
내정설이 현실화하면서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산하기관의 장 자리가 측근을 위한 인사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과 공공기관이 사조직화됐다는 비난도 나온다.
남구의회 한 의원은 "구청장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용하는 것이 무슨 지방자치단체의 공정한 인사냐"며 "이번 임용이 피땀 흘려 시험 보고 온 직원들에겐 실망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남구지부도 지난 19일 '황태자의 화려한 귀환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부 게시판에 올리며 내정설을 비판했다.
노조는 "내정설이 인 인물은 구청장의 최측근으로, 구청 재직 시설 조직 내에서 구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퇴직해도 구정에 관여·개입하고 있는데, 구청장은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과 이현 전 부구청장은 내정설을 꾸준히 부인했고, 특히 남구청은 공정한 인사를 강조했다.
김진옥 남구청 기획실장은 "대표이사 자리에 누가 올지 관심이 많아 나온 설이다"고 말했고, 이현 전 부구청장도 "(나보다) 더 뛰어난 역량의 후보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 채용될 것이며 내정설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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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