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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중국 숏폼(짧은 동영상) 드라마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국내 숏폼 콘텐츠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위해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대표는 "오피스물 연애 웹툰을 볼 때, 서양 사람들이 웹툰 주인공의 생김새나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한국·일본·중국 작품인지 혼동되는 숏폼 드라마로는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K-숏폼 드라마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그러고 나서 작품의 세계관 등을 현지 문화에 맞는 방식으로 바꿔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숏폼 드라마 시장은 제작 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둬들이며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다.
카카오벤처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북미 상위 3개 숏폼 드라마 앱의 일간 매출은 300만 달러를 넘었으며, 중국 쇼츠 플랫폼 스트리밍 앱 '릴스쇼츠'는 80개 국가에서 무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숏폼 드라마 제작 비용은 18만∼25만 달러 선으로, 300만∼2천만 달러에 이르는 넷플릭스 제작 비용보다 훨씬 적다.
이날 진행된 패널 토의에는 김태원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 김기현 키위랩 대표, 안혜원 카카오벤처스 선임 심사역이 국내 숏폼 제작 생태계와 성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중국 등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 숏폼 드라마 시장이 상품성을 내세워 이른바 '히트'하는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태훈 대표는 "(숏폼 콘텐츠) 시장이 7조원이 넘은 중국은 미국에서도 매출이 나오고 유럽·동남아까지 진출하고 있다"며 "한국은 대박이 나는 콘텐츠 한두 개가 나오는 순간이 진짜 시작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숏폼 콘텐츠가 1분 30초∼2분 30초 분량에 맞는 대본이 마련돼야 하며, 아직 국내 시장이 태동기임을 고려해 작품성보다는 상품성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숏폼은 수준을 낮추고 내려놔야 인정받는 분야라며 "1분 30초 안에 기승전결을 보여주고 어떻게 80화에서 100화까지 보게 할 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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