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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발권기마저 미작동 승객 수백명 몰려…차편 놓치기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오후 1시 넘어서부터 앱이 먹통 되더니 아무리 '새로 고침'해도 접속할 수가 없어서 난감했네요."
일요일인 27일 오후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에 오류가 발생해 전국 버스터미널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강원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들은 전산망 '먹통' 소식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휴가를 나온 군 장병들은 터미널 발권기에 '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가 어렵다'는 안내문을 확인하고는 매표 창구에서 현장 예매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기사들이 승객들의 좌석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수첩과 볼펜을 이용해 일일이 기록하느라 탑승이 조금씩 지체되는 모습도 보였다.
다행히 전산망이 복구되면서 오후 3시 10분께 터미널 측은 부착했던 안내문을 제거했으며, 터미널 이용도 다시 원활해졌다.
주말을 맞아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들도 돌아갈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승객들이 무인 발권기를 이용해 예매한 표를 뽑으려 하자 계속해서 오류 메시지가 떴고, 이에 터미널 직원들이 상황을 설명하고 매표소 이용을 권하기도 했다.
매표소 대기 인파가 길어지자 정시 탑승 여부 등을 염려해 언성을 높이는 승객들도 있었다.
이에 강릉시외버스터미널 측은 비상발권 시스템을 가동, 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조처했다.
오후 3시께부터 발권 시스템이 점차 정상화됐으나, 승객들은 무인 발권기 대신 매표소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모(27)씨는 "동서울에 가는 버스를 예매하려고 했는데 티머니 앱에 오류가 생겨 처음에는 주말이라 그런 줄 알았다"며 "티머니 오류 관련 뉴스를 보고 현장으로 왔는데, 현장에서도 대기 줄이 길어 다음 차례 버스를 타게 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모(34)씨는 "주말이라 표도 별로 없는데, 무인 발권기를 이용하다가 또 오류 생길까 봐 매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오후 1시 5분부터 3시까지 두 시간 가까이 매표와 발권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발권 키오스크와 티머니 모바일 앱이 모두 먹통이 되면서 비상 발권 창구 앞에 승객 수백명이 길게 줄을 섰고 버스 탑승도 지연됐다.
터미널 측은 승객들에게 목적지별 승강장으로 이동해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한 뒤 탑승하도록 안내했으며 추후 예약 내용을 확인하거나 결제를 요구하기로 했다.
또 키오스크 사용을 안내하는 직원들을 기존 4명에서 총 10명으로 추가 배치해 전산망 장애를 설명하고 발권 업무를 도왔다.
이날 소동으로 오후 시간대 차량 매진이 이어지면서 당일 현장 매표를 하러 온 승객들이 1∼4시간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최순임(62)씨는 "딸에게 서울로 가는 버스 예매를 부탁했는데 앱 접속이 안 돼 터미널에 와서 1시간 30분 뒤 출발하는 표를 끊었다"며 "그나마 서울은 운행 차량이 많아서 덜 기다린 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경욱(34)씨는 "친구와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에 부산 사상터미널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표가 전부 매진돼 3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부산터미널로 가기로 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처럼 2시간가량 발권 등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은 꼼짝없이 '잠시 멈춤'을 당했고, 휴대전화 화면의 티머니 앱을 연신 '새로 고침'했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무인 발권기마저 모두 먹통이 되면서 3곳밖에 열리지 않은 매표 창구 앞에 한때 발권을 받으려는 승객 150명가량이 몰려드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터미널 측은 추가 직원들을 투입해 미리 예매하지 못한 승객들의 현장 발권을 도왔으나, 잔여 좌석 수 등 전산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발권해야 했던 탓에 일부 승객은 원래 타려 했던 버스를 타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성모(75)씨는 현장 발권을 받은 뒤 터미널 측의 안내를 받고 오후 3시 20분에 동서울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으나, 그 사이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좌석번호를 배정받고 버스에 오른 다른 승객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경기와 부산, 대구,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고속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와 탑승 검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각 버스회사와 터미널에서는 승객들에게 전산망 오류 상황이 해소됨에 따라 기존 모바일 탑승표 예매를 취소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강원고속 관계자는 "좌석번호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승객들도 있어 우선 급한 대로 휴대전화 번호만 받아 버스에 태웠다"며 "환불 요구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경북고속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오류로 예매한 승차권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승차권을 예매한 승객의 연락처를 남기면 일단 승차는 가능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아름 손현규 권준우 강태현 류호준 이성민 민영규 이강일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