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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상 '배민', "경쟁 위해 불가피"… 자영업자·서민은 눈물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4-07-12 08:54


수수료 인상 '배민', "경쟁 위해 불가피"… 자영업자·서민은 눈물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중계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앱 개편을 통해 가게배달 업주는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얻고, 고객은 최고의 할인 혜택과 다양한 식당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배민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앱 내에서의 경험을 원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배민)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했다. 경쟁사보다 낮았던 수수료를 정상화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회사와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를 비롯해 소비자의 입장은 다르다. 수수료 인상은 매출 감소, 소비자 비용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낸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 차원의 개입을 통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고 주장한다. 배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국내 자영업자의 쥐어짜기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본사와 자영업자 간 상생 노력 없이는 배달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감도 확대되고 있다. 배만의 수수료 인상은 회사와 자영업자·소비자 간 갈등의 불씨인 동시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0일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부가세 별도)로 인상한다는 게 골자다. 부가세를 더하면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총 수수료는 10%를 훌쩍 넘는다. 배민은 그동안 타사보다 낮은 중개 수수료 6%대를 유지하며, 시장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타 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도 활용했고, 이를 바탕으로 자영업자와 이용자수를 늘렸다. 수수료 인상이 논란으로 확대되는 배경이다. 특히 최근 자체 수익성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점도 부각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배민은 배민1플러스의 중개이용료율을 9.8%로 변경하고, 업주 부담 배달비를 지역별로 건당 100~900원 낮춘다. 개편된 요금제는 8월 9일부터 적용된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수수료는 9.8%, 12.5%다. 배민은 지역별 배달환경 등을 고려해 2500원~3300원에서 책정되던 업주 부담 배달비를 전국적으로 1900원~2900원 수준으로 인하한다. 배민은 지역별 배달 가격 등을 고려해 해당 범위 내에서 배달비에 탄력적 추가 할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배민앱 이용자환경(UI)도 전면 개편한다.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통합한 '음식배달' 탭을 신설한다. 업주가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해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배민1플러스 요금을 변경하고 소규모 업주 대상 울트라콜 할인, 신규 가입 가게 대상 포장 주문 중개이용료 할인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가게배달 노출을 추가로 보장하기 위해 음식배달 외에 가게배달 탭을 별도로 운영한다. 앱 개편은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작해 단계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배민은 지난 5월 출시한 구독 프로그램 배민클럽에도 변화를 준다. 지금까지 배민클럽의 무료배달 주문은 배민1플러스 가입 업주만 받을 수 있었지만, 가게배달 업주도 배민클럽 주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배민클럽은 8월 말 부터는 무료배달 혜택뿐 아니라 구독자 전용으로 주요 외식 브랜드에 대한 추가 메뉴 할인을 제공하고, B마트를 비롯한 장보기쇼핑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추가한다. 배민클럽은 지난 9일부터 사전 가입을 받고 있으며, 사전 가입 고객은 정상가(월 3990원) 대비 50% 할인된 월 1990원의 구독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 유일 정액제 서비스(울트라콜) 가입자 중 주문 수가 적은 업주에 대한 지원책도 내놓았다. 배민은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울트라콜)을 동시에 이용하는 업주의 가게배달 월 주문수가 50건 미만이면 가게배달 광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울트라콜 월 광고비의 20%를 환급하는 특별 할인을 시행한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입장은 배민과 정반대다. 수수료 인상은 본사 수익만을 고려한 정책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조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로 이중·삼중고에 처한 배달앱 입점업체는 배달앱에 중개수수료 인하를 절박하게 요청해 왔다"면서 "배민이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무려 44% 인상하는 것은 자영업자의 절박한 호소를 매몰차게 외면한 비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수수료 인상은 소상공인 수익 잠식과 폐업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은 물가 상승을 유도해 소비자 후생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자료 2022년 기준 가맹점주 영업이익률이 6.6%인 점을 고려할 때, 배민 중개수수료가 가맹점주 영업이익률의 1.5배에 달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업계 1위 사업자로서 지나치게 자사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춘 운영방식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배민 운영사인 DH는 수수료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통해 재정적 부담 최소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DH는 지난 7일(독일 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국내 시장 공유, 상업적으로 민감한 정보 교환 및 비인수 계약에 대한 반경쟁적 계약혐의로 4억 유로(한화 기준 약 6000억원)를 초과하는 벌금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국환 대표가 사임한 것도 그동안 DH가 요구했던 수수료 인상에 반대를 해왔던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수수료 한도제와 배달앱 입점업체가 수수료 등을 배달앱과 협의할 수 있는 규정이 시급하다"면서 "22대 국회에서 관련 내용을 담은 '온라인플랫폼범' 제정안이 발의된 만큼 국회와 정부는 법 제정에 힘을 모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단 배민은 수수료 인상 철회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맞춰,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배민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과 업계 유일 정액제 상품 운영 등을 통해 사장님 가게 운영에 보탬이 됐다"며 "사장님의 배달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 혜택을 강화해,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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