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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배민)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했다. 경쟁사보다 낮았던 수수료를 정상화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회사와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를 비롯해 소비자의 입장은 다르다. 수수료 인상은 매출 감소, 소비자 비용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낸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 차원의 개입을 통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고 주장한다. 배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국내 자영업자의 쥐어짜기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본사와 자영업자 간 상생 노력 없이는 배달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감도 확대되고 있다. 배만의 수수료 인상은 회사와 자영업자·소비자 간 갈등의 불씨인 동시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입장은 배민과 정반대다. 수수료 인상은 본사 수익만을 고려한 정책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조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로 이중·삼중고에 처한 배달앱 입점업체는 배달앱에 중개수수료 인하를 절박하게 요청해 왔다"면서 "배민이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무려 44% 인상하는 것은 자영업자의 절박한 호소를 매몰차게 외면한 비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수수료 인상은 소상공인 수익 잠식과 폐업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은 물가 상승을 유도해 소비자 후생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자료 2022년 기준 가맹점주 영업이익률이 6.6%인 점을 고려할 때, 배민 중개수수료가 가맹점주 영업이익률의 1.5배에 달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업계 1위 사업자로서 지나치게 자사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춘 운영방식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배민 운영사인 DH는 수수료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통해 재정적 부담 최소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DH는 지난 7일(독일 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국내 시장 공유, 상업적으로 민감한 정보 교환 및 비인수 계약에 대한 반경쟁적 계약혐의로 4억 유로(한화 기준 약 6000억원)를 초과하는 벌금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국환 대표가 사임한 것도 그동안 DH가 요구했던 수수료 인상에 반대를 해왔던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배민은 수수료 인상 철회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맞춰,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배민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과 업계 유일 정액제 상품 운영 등을 통해 사장님 가게 운영에 보탬이 됐다"며 "사장님의 배달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 혜택을 강화해,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