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으로 각종 농산물 수확이 급감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진행하는 와인 행사 '슈퍼와인 페스타'(옛 '와인장터')와 '주주총회'에서 10만원 이상 와인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이 다른 가격대 와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대를 5만원 미만,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 10만원 이상 3가지로 나눠 비교한 결과 이마트에서 2022년 상반기만 해도 10만원 이상 와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에 그치며 5만원 미만(18.4%),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15.9%)보다 증가폭이 대체로 작았다.
롯데마트의 와인 행사 '주주총회'의 경우에도 올 상반기 10만원 이상 와인 매출 증가율은 20%로 5만원 미만 와인(10%)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와인 시장은 2019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트렌드에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가 겹치면서 입문자들이 대거 늘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홈술 주종이 위스키로 바뀌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20% 넘게 감소한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초반에 저가 와인을 찾던 입문자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 고가 와인으로 눈을 돌리면서 트렌드가 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오랜 시간 와인을 즐겨온 고객들이 본인이 원하는 와인을 고르는 안목이 생겼다. 따라서 객단가가 올라가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와인 매출 신장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 고가 와인의 경우 스스로 즐기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도 많지만, 선물용으로 구매하기에도 좋아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와인 시장에도 AI(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돼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AI 소믈리에 '와인쌤'은 이른바 전자혀(맛 인식장치)로 분석한 9가지의 와인 맛을 데이터화시켜, 기존의 주관적인 추천이 아닌 AI가 본인의 취향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추천해주는 플랫폼이다.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가능하지만, 곧 출시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이를 참조해 와인 구매를 할 수 있을 예정이다.
방준호 와인쌤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이제는 생산국과 품종이 전혀 다른 와인이라도 흡사한 맛과 뉘앙스를 가진 와인들을 얼마든 찾아낼 수 있다"며 "본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AI 매칭률을 이용해 마셔보지 않은 와인도 손쉽게 선택해 그만큼의 기회 비용을 절감하고, 이른바 '가성비'와 '가심비'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