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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시 응급상황 대처는?…힘찬병원 "심폐소생술 등 배워둬야"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4-04-16 08:2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봄철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하지만, 정작 등산은 운동 강도가 의외로 높아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등산 사망사고는 총 73건 이었는데, 이중 심장질환에 의한 사고가 약 51%(39건)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등산 중에는 미끄러짐이나 낙상 등 안전사고는 물론, 동면을 끝내고 나온 뱀 물림 사고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김민식 과장은 "등산 중 운동량이 증가하면 탈수를 발생시키고 맥박 증가, 혈관 수축, 혈압 상승 등의 신체 변화를 불러온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는 중장년 남성이라면 갑작스럽게 짓누르는, 조이는 것 같은 가슴 통증, 어지러움이나 현기증, 토하고 싶거나 식은 땀을 흘리는 등 위험을 알리는 증상이 있다면 바로 등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식사나 음주 후 1시간 이내 또는 매우 덥거나 추운 날씨에는 가급적 등산을 자제하고, 등산 후에는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혈성 심장질환 증상 발현 시, 심폐소생술 실시

등산 중 고도가 높아지면서 공기 중 산소농도는 낮아진다. 이런 환경에서 체력 부담이 커지면 탈수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혈관이 수축하고 맥박은 빨라지며 혈압은 높아지게 된다. 이때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야 하는 심장은 더 큰 부담을 받게 되는데,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 허혈성 심장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심장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일수록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심장질환이 없어도 낮은 기온에 노출된 상태로 등산을 오래 하다 보면 심장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은 상승하면서 급성 허혈성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

특히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등산 중 겪을 수 있는 심장질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켜 발생하는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약 102만명인데, 이중 약 54%가 50~70대 중장년 남성이다.

협심증은 혈관 안쪽 지름이 좁아져 운동이나 신체활동 시 생기는 흉통인데 보통 안정을 취하면 증세가 호전된다. 반면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각한 심근(심장 근육) 괴사가 생긴 것으로, 협심증과 달리 안정을 취해도 흉통이 지속되고 호흡곤란, 구토가 동반되면서 심할 경우 심정지로 인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등산 중 심정지 등 심장 관련 응급상황이 생기면 119 대원이나 구조 헬리콥터가 현장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환자의 가슴뼈 아래쪽 절반 지점에 양손을 겹쳐 올리고 빠르기는 분당 100~120회 속도로 5㎝ 정도 깊이로 누른다. 만일 인공호흡이 가능하면 가슴 압박 30회당 인공호흡 2회를 반복 시행한다. 인공호흡에 자신이 없다면 머리에 혈류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가슴 압박만 제대로 해도 환자 소생에 도움이 된다.

골절, 뱀 물림 등 다양한 응급상황도 신속 대처해야

산에서 내려올 때는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미끄러져 발목이나 손목에 골절 등 부상을 당하기 쉽다. 다친 부위를 가볍게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점점 부어오르면 골절일 확률이 높은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골절 부위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뼈를 억지로 맞추려 하지 말고 골절 부위를 부목이나 나뭇가지 등 단단한 물체로 고정해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 환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고 당시의 형태가 유지돼 힘줄, 혈관 같은 연부 조직 손상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119 신고를 하고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동안 부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키면 부기 완화에 도움이 된다. 차가운 얼음물이 있다면 냉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다.

산행 중에는 뱀에 물리는 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뱀에 물렸을 경우 우선 독사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뱀에 물린 부위에 2개의 이빨 자국이 있거나 피부 변색과 부종, 수포가 나타난다면 독사에게 물렸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때는 독이 심장쪽으로 올라가지 않게 물린 부위의 윗부분을 묶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물린 부위 5~10㎝ 윗부분을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묶는다. 너무 단단히 매면 산소공급이 끊겨 오히려 상처 아랫부위가 괴사될 수 있다. 이후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천천히 움직여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상처 부위를 입으로 빨아 독을 빼내다가는 오히려 상처를 자극하고 뱀독의 순환을 촉진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김재진 센터장은 "등산 중 응급상황은 골든타임이 무척 중요한데, 간단한 응급처치법만 미리 파악하고 있어도 소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나와 타인의 생명까지 구할 수 있다"며 "해열제, 진통제, 거즈, 상처 소독제, 보온 담요, 체온계 등 상비 물품을 챙겨 등산을 떠나면 응급상황 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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